[잠실=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 지난해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박해민과 최동환이 그라운드에서 만나 웃음을 터뜨렸다. 짧은 찰나였지만 서로를 격려하고 다독이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LG 트윈스는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8대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9번타자 중견수로 출장한 박해민은 2안타와 함께 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LG는 0대2로 뒤진 3회말 타자일순하며 5득점을 뽑아내 경기를 뒤집었다.
LG가 6대2로 앞선 6회말 2사, 박해민은 최동환의 4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LG는 후속타자 신민재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추가득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힘겹게 이닝을 끝낸 최동환,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박해민은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이 마주치길 기다렸다. 박해민의 시선을 느낀 최동환이 고개를 들었고 두 선수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입가에 환한 미소가 터져 나왔다.
박해민은 최동환에게 날린 2루타가 미안한듯 그의 허리를 감싸쥐며 안으려는 제스쳐를 취했고 최동환은 글러브를 들어올려 괘씸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심전심, 서로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해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LG에서만 16년간 활약했던 최동환은 올시즌을 앞두고 방출을 요청했고 KT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치고 있다.
89년생인 최동환(09년 입단)과 90년 2월생인 박해민(12년 입단)은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최동환은 2022시즌을 마치고 LG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박해민에 자신이 달고 있던 17번을 선물했고 박해민이 삼성 시절 쓰던 13번을 등에 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