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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아니야?" 의문까지 붙었던 시간…우승 세터, '조련사'를 만났다 "겸손해진 시간, 기회만큼 쏟아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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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전혀 이상 없어요."

이민규(35·OK저축은행)는 몸 상태 이야기에 "다들 부상인가라고 하시는데 건강하다"고 자신했다.

2014~2015시즌, 2015~2016시즌 팀 우승에 힘을 보태는 등 리그 최고의 세터로 활약했던 그였지만, 2023~2024시즌 16경기 출전에 그쳤고, 2024~2025시즌에도 32경기에 나섰지만, 교체가 잦았다.

사령탑이었던 오기노 마사지 감독과 스타일이 다소 맞지 않으면서 핵심 전력으로 포함되지 못했던 시간. 우승까지 이끌었던 세터가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만큼, '몸 상태'에 대한 의문이 따라올 수밖에 없었다.

이민규는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오기노 감독이 사퇴했고, OK저축은행은 '봄배구 전도사' 신영철 감독을 선임했다.

명세터 출신으로 '세터 조련사'로 이름을 날린 신 감독과의 만남은 이민규에게는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신 감독 또한 이민규를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시즌을 되돌아 본 이민규는 "몸 상태나 나가서 할 자신은 있었다. 다만, 감독님의 선택이었으니 존중하고, 나 역시도 겸손해지는 계기가 됐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민규도 다시 한 번 '우승 세터'로서 명예회복에 나서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민규는 "감독님이 새롭게 부임하셔서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추구하는 배구 색깔을 빨리 입혀야 해서 강도를 높게 하고 있다"라며 "감독님께서도 컵대회 때 보여주자고 하셔서 맞춰서 정말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프로 입단 이후 '세터 출신' 사령탑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이민규에게 신 감독과의 만남 또한 의미가 있다. 이민규는 "대학교 1학년 때 잠깐 이경석 감독님과 반 년 정도 했고, 국가대표에서 김호철 감독님과 했었다. 프로에서는 신영철 감독님이 처음"이라며 "감독님 스타일이 세터에게 많이 요구하는 편이셔서 나에게는 또 자산이 되고 있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토스가 있으니 최대한 빨리 익히려고 한다. 감독님께서는 공격수를 잘 살려주시는 세터였다.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말씀하시는데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정말 궤적부터 공을 올리는 방법까지 다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세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엄격한 신 감독. 그러나 이민규는 애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민규는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신다. 내가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이 고민해 주시는 게 좋았다. 감독님께서 '어제 자기 전에 네가 왜 이럴까 생각을 했다. 이렇게 하는 건 어떻겠냐'라고 하시기도 한다. 먼저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나 역시도 '이런 상황은 이렇다'라는 말을 하며 대화가 잘 되고 있다"며 "마냥 재미있고, 또 감독님께서 어떻게든 도움을 주시려는 게 느껴져서 나 역시도 쏟아붓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OK저축은행은 다가오는 시즌 연고지를 안산에서 부산으로 옮겼다. 이동거리에 대한 부담은 생겼고, 10년 넘게 동행한 안산을 떠난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새로운 도시에서 시작한다는 설렘도 함께 공존했다.

이민규는 "10년이 넘는 시간이다. 안산팬들께서도 많이 아쉬워하시더라. 메시지도 많이 왔다. '(연고 이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보면서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민규는 이어 "새로운 곳에서 출발하니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우리가 잘해야 오는 분도 많을 거 같다"라면서 "반대로 우리가 잘하면 많은 팬들이 오실거란 기대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목표는 확실했다. 이민규는 "지금 우리 팀이 나쁜 멤버가 아니다. 챔프전 진출을 넘어 우승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목표는 당연히 그렇게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건강하게 한 시즌을 잘 치르면서 몸 상태를 향한 의문을 지우고 싶다"라며 "겸손하게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