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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극장 멸망전 끝낸 '여름 제철' 조정석..'좀비딸' 폭염→천원 티켓→코믹 3박자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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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팬데믹 이후 선 넘은 극장 티켓값과 반복되는 공장형 장르물, 그리고 해묵은 저품질 창고 영화 등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위기에 빠진 극장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관객이 떠나면서 그야말로 멸망전 수준이었던 극장가를 일으킨 주인공은 다름 아닌 휴먼 코미디 영화 '좀비딸'(필감성 감독, 스튜디오N 제작)이다. 믿고 보는 배우와 남녀노소 공감하는 코미디, 여기에 기록적인 폭염과 화끈한 할인 티켓까지 더해지면서 제대로 수혜를 입은 '좀비딸'이 극장가의 전성기 바이브를 되찾은 '구원작'으로 등극했다.

3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좀비딸'은 개봉 첫날이었던 지난 30일 하루 동안 무려 43만101명을 동원하며 압도적 수치로 단숨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앞서 흥행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F1 더 무비'(조셉 코신스키 감독)와 액션 판타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김병우 감독)은 같은 날 각각 11만8149명(누적 263만7781명), 8만3988명(누적 82만6409명)을 동원해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좀비딸'과 3파전을 구축했다.

지난 23일 개봉한 '전지적 독자 시점'에 이어 올여름 한국 영화 두 번째 텐트폴로 출사표를 던진 '좀비딸'은 이윤창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영화화했다. 이 세상 마지막 남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의 이야기를 따뜻하고 코믹하게 그려냈다.

'좀비딸'의 흥행은 개봉 전 예매율부터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였다. 시사회 이후 언론과 평단, 미리 본 관객들의 입소문을 얻으며 기대감을 끌어 올린 '좀비딸'은 개봉을 하루 앞둔 지난 29일 사전 예매량 30만장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 사전 예매량 기록으로 무서운 기세를 드러냈다. 이러한 '좀비딸'의 기록은 상반기 화제작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24만4159장)은 물론, 올해 가장 높은 예매량과 최다 관객을 동원한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25만5213장), 지난해 1000만 골든벨을 울린 '파묘'(28만132장)의 기록까지 모두 뛰어넘은 수치였다.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듯 오프닝 스코어도 제대로 터졌다. 기대 속 베일을 벗은 '좀비딸'은 첫날 43만명이라는 역대급 일일 관객을 동원해 한국 영화계 축제 분위기를 형성했다.

실제로 '좀비딸'의 오프닝 성적은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오프닝(42만3892명) 기록을 넘었고 역대 한국 코미디 영화 최고 흥행작이자 역대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 중인 이병헌 감독의 '극한직업' 오프닝(36만8582명) 기록 또한 제친 수치다.

뿐만 아니라 '파묘'(33만118명), 2023년 1000만 동원작 '서울의 봄'(20만3813명) 등의 오프닝 성적과 지난해 여름 최고 흥행작 조정석 주연 '파일럿'(37만3859명)의 오프닝 스코어도 가뿐하게 넘어서며 최근 5년간 개봉한 비시리즈 한국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좀비딸'의 흥행 공신으로 떠오른 조정석의 놀라운 기세도 다시금 조명받고 있다. 조정석은 '현실 코미디'가 특화된 국내 배우 중 한 명으로, 특히 대중에겐 호감형 '믿고 보는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여름 극장에서 코미디 장르를 연달아 선보이며 단골로 등판했던 조정석은 2019년 여름 액션 코미디 영화 '엑시트'로 942만명을, 2024년 여름 코미디 영화 '파일럿'으로 471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여름 흥행 공식으로 떠올랐고 '좀비딸' 오프닝 스코어까지 기록을 세우며 이름값을 증명, '여름 흥행 불패 치트키'로 등극했다. '여름의 정석' '여름 제철 조정석' 등 그를 향한 관객의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고 함께 부녀 호흡을 맞춘 좀비 딸 역의 최유리를 비롯해 원작 웹툰을 찢고 나온 싱크로율 100% 할머니 밤순 역의 이정은과 애용이 역의 금동이, 폼 오른 조여정과 윤경호 등 환상적인 팀플레이도 '좀비딸'을 대하는 관객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극장으로 집결하게 만든 역대급 폭염도 '좀비딸'의 흥행을 도왔다. 여름휴가, 방학 시즌임에도 전국이 이글이글 끓는 듯한 기록적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이 시즌을 맞아 국내 여행을 계획했던 사람들의 수요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고 시원·쾌적한 극장으로 대체되면서 '좀비딸'도 쏠쏠한 재미를 보게 됐다. 게다가 티켓값이 반값이 되는 '문화가 있는 날(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개봉과 정부가 소비 진작 정책 중 하나로 제공한 6000원 영화할인쿠폰까지 더해져 1000원으로 영화를 볼 수 있는 혜택까지 시너지를 내며 '좀비딸'이 흥행 잭팟을 터트릴 수 있었다.

쾌조의 출발을 알린 '좀비딸'의 다음 관건은 첫 주말 관객이다. 극장 최고 성수기인 내달 1일부터 3일까지 주말 동안 '좀비딸' 주역들은 극장 무대인사를 다니며 관람을 독려하고 관객을 최대한 끌어모을 계획이다.

당연히 흥행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개봉 이틀 차인 31일 '좀비딸'은 여전히 예매율 36.6%를 유지하며 예매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CGV 에그지수 91%, 롯데시네마 9.1점, 네이버 9.08 등 높은 평점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순제작비는 110억원, 손익분기점은 220만명인 '좀비딸'이 개봉 첫 주 100만은 물론 200만 기록까지 돌파하며 쾌속 흥행한다면, 올해 가장 빠른 속도로 손익분기점을 채운 흥행작으로 기록을 추가하게 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