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지난 5월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수원FC- 광주FC의 2025년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 기자회견, 이정효 광주 감독이 작심발언을 했다. "K리그를 위해 하는 말"이라면서 어렵게 입을 연 후 "원정팀 라커룸이 많이 빈약하다. 관리하시는 분들은 힘들겠지만 원정팀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수원FC의 홈구장인 수원종합운동장은 1971년 공설운동장으로 신축돼 1986년 주경기장을 증축하고 2015년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양새를 갖췄다. 지은 지 54년이 된 낡은 시설인 데다 애초에 주경기장으로 설계된 탓에 팬 친화적인 프로축구 경기장으로는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기장 내 주요 정보를 전달하는 전광판은 연식조차 알 수 없는 구형인 데다 그나마도 2개 중 하나, 원정석에서 바라보는 전광판은 작동조차 하지 않는다. 한정된 빡빡한 예산 탓에 훈련환경, 라커룸, 미디어룸, 믹스트존 등 모든 시설, 동선들이 열악하다. 열악한 가운데서도 수원시와 수원FC 구단은 작은 변화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2023년 홍명보 전 울산 감독이 원정 장애인 팬 동선 문제를 지적한 후 지난 1월 이동약자를 위한 엘레베이터식 리프트를 신축했다. 올해 이슈는 이정효 감독이 지적한 원정 라커룸이었다. 라커룸 자체가 낡고 비좁은 데다 웜업장, 치료실이 한데 몰려 있고, 원정 감독실도 없고, 폭염 속  안양전 땐 에어컨마저 고장나면서 구설에 올랐다. 수원FC 구단도 개선을 열망하지만 한정된 시 재정과 예산, 수원종합운동장과 사무공간을 수원시 산하 체육단체들이 나눠쓰는 상황에서 추가 예산이나 합의 없이 프로축구 구단만을 위한 독자적인 시설 개선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다행히 이정효 감독의 발언이 미디어를 타고 수원시로 전해지면서 8월 수원 원정 라커룸 시설 개선으로 이어졌다. 수원시에서 예산 3000만원을 긴급 투입했고 16일 울산과의 홈경기에서 새단장된 원정 라커룸이 첫선을 보였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K리그 경기장 시설기준 가이드라인'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을 적극 개선했다. 
수원FC는 "14일 수원시 및 수원도시공사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수원종합운동장 내 원정팀 시설 개선 공사를 완료했다. 공사가 완료된 시설은16일 K리그1 26라운드부터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는 원정팀의 경기 준비에 필요한 기본 여건을 보장하고, 프로구단으로서 경기 운영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원정팀 라커룸의 노후된 에어컨을 신형으로 교체하고, 바닥 타일과 집기류를 전면 교체해 위생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밝고 산뜻한 실내 분위기를 조성했다. 기존 타 입주단체가 사용하던 공간을 확보해 원정팀 라커룸 맞은편에 원정팀 감독실도 신설했다. 감독실에 코칭스태프용 라커와 회의 테이블 등도 비치해 미팅의 편의도 고려했다. 
수원FC는 "시즌 중 원활한 리그 경기 진행을 위해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신속히 공사를 진행했고, 시즌 종료 후 피드백을 거쳐 추가 반영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수원FC는 프로 구단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홈·원정팀 모두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팬과 선수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