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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에 밀렸던 북중관계, 김정은 방중으로 밀착 복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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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 결정 발표는 그간 북한-러시아 관계에 상대적으로 밀리는 인상을 줬던 북한-중국 관계를 복원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과 중국은 28일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나란히 발표했다.
다자외교 행사에 참석한 전례가 없는 김 위원장이 중국과 가까운 여러 나라 정상이 모이는 중국 전승절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병력과 무기를 보내 러시아와 군사동맹 수준의 조약을 맺으며 결탁을 과시해온 북한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앞서 북한은 2023년 6·25전쟁 70주년 행사 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는 거의 모든 일정을 함께하면서도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중국 당정 대표단에는 그만한 공을 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러시아와 중국이라는 두 대국을 양손에 올려놓고 저울질하던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을 중재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등장 속에서 이른바 '전쟁 특수' 이후의 국제정치 질서 속에서 생존 활로를 찾고자 중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마무리되면 러시아로부터 받아낼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는 만큼 미국과 전략 경쟁을 이어가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에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 친동생 김여정은 북한 외무성 간부들과의 회의 석상에서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 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은 "외무성은 한국의 실체성을 지적한 우리 국가수반의 결론에 립각하여 가장 적대적인 국가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적중한 대응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한국의 대화 제안 등은 철저히 무시하면서 북한에 이익이 되는 외교를 펼쳐 나가는 한편 대외 관계에서 적절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으로, 이 지시가 김정은 방중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종연구소 정재흥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전승절에는 상하이협력기구(SCO) 국가들이 참석하며, 북한이 추후 SCO에 옵서버 등 형태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며 "김여정의 말은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한미·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을 먼저 방문한 뒤 미국을 찾아 한미일 관계에 방점을 찍었고, 안보뿐 아니라 경제 측면에서도 미국을 위주로 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내놓은 데 대한 반응이라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지켜본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을 당기는 것"이라며 "한국이 미국 쪽에 선다고 하니 중국은 북한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k@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