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이런 타자가 2군에 박혀있었다고?' 대발견, 안현민과 신인왕 경쟁할 뻔 했다

by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조금만 더 빨리 올라왔다면 안현민과 신인왕 경쟁을 할 뻔 했다. SSG 랜더스는 최근 '중고 신인' 류효승의 활약에 싱글벙글이다.

신장 1m92에 체중 100kg. 대구상원고-성균관대 출신의 대졸 신인인 류효승은 2020년 SK 와이번스(SSG 전신)의 2차 6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했다.

입단 당시에도 거포 자질이 있는 타자로 주목 받았지만, 4년제 대졸이다보니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일단 병역부터 해결한 후 2023시즌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2023시즌부터 올해까지 퓨처스에서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고, 5할이 넘는 장타율을 꾸준히 기록했다.

가능성은 있었지만 1군 콜업 기회는 거의 찾아오지 않았다. 신인이었던 2020년 8경기 출장 그리고 2023시즌 3경기, 2024시즌 1경기 출장이 전부였다.

가장 걸림돌이 된 부분은 수비. SSG는 최근 3시즌 동안 공수 모두 S급인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와 동행 중이고, 또다른 한자리는 거포 중심 타자 한유섬이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중견수로 수비 범위가 가장 넓은 최지훈이 존재하고 있는만큼, 유망주들에게 기회가 가기가 쉽지 않다. 특히 류효승의 경우, 타격 자질에 비해 수비 실력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수비가 불안정하다면 결국 방망이 하나만 믿고 써야하는데, 그러기에는 경쟁이 지나치게 치열했다. 그가 2군에서 더 긴 시간을 보냈던 이유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기회가 찾아왔다. 시즌 내내 빈타에 허덕이던 SSG가 퓨처스에서 현원회, 석정우, 채현우 등 좋은 선수들을 불러 쓰기 시작했고, 8월 류효승이 콜업됐다.

이숭용 감독은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 올리려고 했을때 부상이 있었다. 또 수비 때문에 지명타자를 돌려서 써야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있었는데, 그래도 이런 선수가 올라와서 분위기를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콜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에는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지명타자로만 쓰겠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최정, 한유섬, 에레디아를 돌아가며 지명타자로 활용해야 하는 팀 사정을 감안했을때 과부하가 걸릴 수도 있지만, 지금은 '새로운 피'가 수혈돼 꽉 막힌 타선을 뚫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판단은 적중했다. 류효승은 콜업 이후 11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 3홈런 6타점으로 펄펄 날고있다. 장타율 0.675에 OPS가 1.065에 달한다.

류효승이 가진 파워를 감안해 상대 배터리도 조심스럽게 접근하지만, 연일 '멀티 히트'를 터뜨리고 있다. 지난주 KIA, NC와 치른 홈 6연전에서 전부 선발 출장한 류효승은 주간 타율 4할4푼을 기록했다.

클러치 상황에서도 강하다. SSG가 4-0으로 앞서다 4-8 역전을 허용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던 8월 31일 NC전에서도 5번타자 중책을 맡은 류효승이 첫 타석부터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더니, 5회 안타, 6회 다시 적시타를 기록했다. 특히 SSG가 10-8로 다시 경기를 뒤집은 6회말에는 박성한의 투런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에 성공한 직후 상대 핵심 불펜 김영규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쐐기 적시타였다.

물론 경기 출장수가 많아지고, 타석 표본이 늘어나면 지금의 기세가 유지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2020년 입단인 류효승에게는 올해가 신인왕 조건을 갖출 수 있는 마지막 해. 전반기 이런 활약을 펼쳤다면, 신인왕 경쟁을 펼칠 수 있었을지 모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