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국대 스트라이커 오현규(24·헹크)가 눈물을 머금고 유럽 빅리그 진출을 다음으로 미뤘다.
독일 축구전문지 '키커', 독일 일간 '빌트', 벨기에 일간 'HNL' 등은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시장 마감일인 2일(한국시각), 오현규의 독일 슈투트가르트 이적 무산 소식을 앞다퉈 보도했다.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오현규는 기본 이적료 1800만유로(약 290억원)에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하기 위해 직접 슈투트가르트로 날아갔다. 옵션을 포함하면 2800만유로(약 450억원)짜리 대형 이적이 될 전망이었다.
이적시장 마감일에 슈투트가르트 클럽 하우스에 도착해 계약서 서명, 메디컬테스트 등 이적의 마지막 절차를 이행했다. 오현규측이 대한축구협회에 미국행 비행기를 하루 늦춰달라고 요청한 건 확실한 이적 신호였다.
하지만 현지시각으로 1일 오후 2시쯤부터 '이적 결렬 가능성'이 제기됐다. 독일 '스카이'는 '오현규 딜이 흔들린다. 우리 정보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와 헹크는 오현규 이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나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론 조건을 둘러싼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며, 현재 최종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 최종 결렬 소식이 보도됐다. 사유는 메디컬테스트 문제다. 'HNL'은 슈투트가르트가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이를 토대로 헹크와 새로운 협상을 벌이려 했지만, 헹크가 거부를 했고, 이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최종적으로 이적이 무산됐다라고 보도했다.
오현규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유스 시절에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뒤 무릎 십자인대가 전혀 없는 상태라고 고백한 바 있다. '무릎'이 메디컬테스트 탈락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2023년 수원 삼성을 떠나 셀틱으로 이적할 때, 2024년 벨기에 헹크로 이적할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번 데드라인 딜에선 문제가 된 듯하다.
슈투트가르트는 오현규와 동시에 영입을 추진한 레스터시티의 윙어 비랄 엘 카누스는 예정대로 선 임대 후 완전영입 조건으로 영입을 확정했다. 빅리그 입성을 꿈꾼 오현규만 안타까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오현규를 비롯해 소속팀에서 주전 입지를 잃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도 이적없이 조용히 이적시장의 문이 닫히는 걸 지켜봤다. 김민재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터밀란 등 이탈리아 클럽과 꾸준히 연결됐다. 인터밀란은 데드라인에 맨시티 수비수 마누엘 아칸지를 영입했다. 이강인은 토트넘, 노팅엄포레스트 등 잉글랜드 클럽과 링크가 됐는데, '이강인을 지키겠다'라는 파리생제르맹(PSG) 구단의 스탠스대로 잔류하게 됐다.
잉글랜드 풀럼의 관심을 받은 황인범(페예노르트), 잉글랜드 버밍엄 시티와 협상을 벌인 양현준(셀틱), 슈투트가르트와 연결된 배준호(스토크시티), 빅리그 진출을 노린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등도 다양한 이유로 지난 이적시장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양현준은 오현규가 돌아온 헹크 이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