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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실패' 씁쓸한 오현규-배준호-설영우, 홍명보호서 '아쉬움' 달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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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적 실패의 아쉬움을 축구 A매치서 달랠 수 있을까.

2일(한국시각) 유럽 빅리그 여름 이적시장이 마감된 가운데, 그 경계에 섰던 오현규(헹크) 배준호(스토크시티) 설영우(즈베즈다)는 유독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오현규는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이적료는 역대 한국선수 3위에 해당하는 2800만유로였다. 1년 전 셀틱에서 헹크로 이적할 당시 270만유로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핵심 공격수' 닉 볼테마데의 뉴캐슬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슈투트가르트는 헹크에서 슈퍼조커로 맹활약을 펼친 오현규를 점찍었다. 빅리그가 꿈이었던 오현규는 기쁜 마음으로 제안을 받았고, 작별인사까지 했다. 곧바로 독일로 넘어갔지만, 무릎이 문제였다. 슈투트가르트가 9년 전 왼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졌던 이력을 문제삼았다. 막판 협상이 틀어지며, 오현규는 결국 헹크에 잔류하게 됐다. 독일, 벨기에 언론 등은 '문제는 무릎이 아니라 돈이었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오현규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식이었다.

배준호와 설영우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스토크의 왕'으로 불리며 2시즌간 활약한 배준호는 올 여름 이적을 추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해, 프랑스 리그1, 분데스리가 클럽들과 협상했다. 특히 리옹(프랑스)과는 꽤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하지만 승격을 원하는 스토크의 완강한 저항에 막혔다. 세르비아 최고의 풀백으로 평가받는 설영우도 잉글랜드 챔피언십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분데스리가 팀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높은 바이아웃 금액 탓에 이적에 실패했다.

오현규와 배준호는 대표팀 합류 일정을 하루 늦추면서까지 이적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쉬움도 잠시, 이제 A매치의 시간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펼쳐지는 미국, 멕시코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홍명보호에 합류했다. 이들의 목표는 모두 2026년 북중미월드컵 출전이다.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에 도전한다. 오현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예비멤버로 활약했지만, 본선은 함께하지 못했다.

그래서 낙담할 틈이 없다. 최종 엔트리 진입을 위해서는 이번 2연전이 중요하다. 이번 미국 원정은 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지는 8번의 평가전 중 첫번째다. 동아시안컵을 통해 국내파 옥석을 가린 홍명보 감독은 '유럽파+미국파+중동파' 등을 총망라한 명단을 꾸렸다. 여기서 눈도장을 찍는게 중요하다. 홍 감독은 최종 엔트리 발표가 이루어지는 마지막 날까지 경쟁, 또 경쟁을 강조하고 있다.

좌우를 모두 소화하며, 홍명보 감독의 총애를 받고 있는 설영우는 그나마 여유가 있다. 김문환 이명재(이상 대전)가 합류했지만, 설영우는 홍 감독의 고심이 큰 풀백 자리에서도 가장 확실한 주전으로 분류된다. 오현규는 손흥민(LA FC) 오세훈(마치다)과 함께 최전방 경쟁을 펼친다. 왼쪽 날개로 주로 뛰던 손흥민이 공격수로 뽑히며,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생긴 셈이다. 오현규는 그간 주로 조커로 활약했다. 저돌적인 스타일로 홍 감독에게 어필할 생각이다. 배준호는 황희찬(울버햄턴)이 빠진 틈을 타 왼쪽 날개로 입지를 굳히려 한다. 홍 감독이 스리백 가동을 천명하며 3-4-3 포메이션이 유력한데, 이 경우 배준호와 이재성(마인츠), 정상빈(세인트루이스)이 주전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정상빈은 윙백으로 나설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