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거 같은데...
NC 다이노스 이호준 감독은 최근 신경이 많이 날카로워진 상태라고 실토했다. 웃음도 잃었고, 제대로 쉬지도 못 한다고 했다.
전례가 없었던 피 말리는 순위 싸움. NC도 그 소용돌이 속에 있다. 7위. 하지만 5위 롯데 자이언츠와 1.5경기, 6위 KT 위즈와는 1경기 차이가 난다. 충분히 역전 가능한 상황이지만, 선발진이 안정되지 못한 가운데 10개팀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 쉼없이 경기를 해야하는게 불리하다고 해석되고 있으니 감독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다.
그런데 제3자 입장에서 볼 때는 스스로 성격 좋다는 감독이, 웃음을 잃을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닌 듯 하다. 사실 시즌 전 NC를 5강 전력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야수 전력은 나쁘지 않지만, 상위권 팀들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포지션이 많았다. 선발진은 에이스라고 데려온 로건이 시원치 않은 가운데, 라일리가 '멱살 잡고' 팀을 끌어주지 못했다면 정말 힘들 구성이었다. 오죽했으면 개막 전 '7선발' 얘기가 나왔을까. 그만큼 확실하게 믿고 맡길만한 선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구창모가 전역해 돌아오면 후반기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며 좋아했는데, 그 구창모는 아직 던지지 못하고 있다. 불펜도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팬 아니라면 모를 선수들이 수두룩했다.
여기에 이 감독은 초보 감독이다. 지도자 수업을 착실히 받아왔다고 하지만, 감독 초년일 때는 누구라도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 감독에게는 핑계를 댈 수 있는 요소도 있었다. 올시즌 초 홈구장 창원NC파크 인명 사고로 인해 경기 일정이 밀리고, 계속해서 원정 떠돌이 생활을 해야했다는 점이다. 사고를 당한 유족에게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고, 관리 주체로 너무나 죄스러운 마음에 힘들다는 내색조차 할 수 없었지만 어찌됐든 야구 측면에서만 보면 경기력에 엄청난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다른 감독이라면 그 불리함이 올해 성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어필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그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저 우리가 부족했던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핑계를 대지 않는다.
그런데 강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을야구 경쟁을 하고 있다. 이 자체만으로도 나름 대단한 성과다. 물론 몇 등이라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과연 NC의 올시즌 여정이 어떻게 마무리 될까. 만약, 가을야구에 가지 못한다 해도 NC가 엄청나게 비난을 받을 것 같지는 않은 분위기다. 그만큼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이 감독은 초보 딱지를 완전히 떼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