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농구 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이 지난해 근무 태만과 갑질 논란을 겪은 후 현재의 심경과 가족 근황을 처음 밝혔다.
4일 현주엽 채널에는 "그냥 다 말하겠습니다"라는 영상이 공개됐다.
현주엽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 복귀를 했지만 작년 사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담당 PD가 현주엽을 불러 "사람들이 사과를 하거나 설명을 듣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했고, 현주엽은 "사과할게 있으면 나도 좋다. 그런데 사실이 아니지 않나. 언론중재위원회도 언론사들에게 정정보도 하라고 해서 사실이 아님이 증명됐는데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고 착잡해했다.
현주엽은 "논란 이후 은둔생활을 좀 했다. 안좋은 시선 아직도 있는데 뭐가 있어야지 사과를 하지. 뭐가 없다. 결과적으로 나온게 없다"며 "학교 10년 후배 통화도 짜집기에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정정보도까지 나왔지 않나. 재능 기부하겠다고 감독을 맡은건데 말을 아끼는게 좋겠다"고 입을 닫았다.
하지만 '아들 관련 악플이 많다'는 말에 "화나고 억울한게 우리 애들이 피해를 엄청 많이 봤다. 애들이 무슨 죄냐. 지금 모든 가족이 정신과를 다니고 있고 아들도 병원에 수개월 입원했다. 나도 와이프도 입원했다. 정신건강과에서 입원을 강권했다. 오히려 굉장히 피해를 많이 본게 난데 내가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씁쓸해했다.
그는 "한 가정이 무너졌다. 네 식구가 다 정신과 치료받고 있다. 약을 안먹으면 잠을 못잔다"며 '말이 어눌하다'는 댓글에는 "정신과 약 때문이다. 약을 꾸준히 먹지 않으면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해져서 극단적으로 가기도 하는 상황"이라고 심각한 건강 상태를 전했다.
현주엽은 "우울증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가 있다. 자살충동이나 불면증, 대인기피, 식욕부진 등으로 온다. 나도 변화를 주기 위해서 유튜브를 다시 시작했다"며 "다이어트에 마음고생이 최고다. 지금 난 하루에 한끼 먹거나 안먹는다. 식욕이 낮아졌다. 30kg 넘게 빠지니까 의사 선생님도 놀라더라. 오늘도 안 먹었다. 처음 먹은게 소맥이다"고 말해 평소 대식가였던 현주엽의 건강 이상을 가늠케 했다.
그는 "와이프가 처녀 때도 40kg 대가 아니었는데 지금 46kg 정도다. 아들은 나보다 크고 모든 코치가 농구를 시키라는데 애가 안 한다고 한다. 사회의 눈 때문에 하고 싶은 걸 하지도 못한다. 아들 입장에서 비참하다. 내가 방송을 다시 시작하면 아이도 상황이 나아질것 같다. 세상이 그게 아니다라는걸 보여주고 싶다"고 아빠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지난해 현주엽은 외부 일정 등으로 인해 휘문고등학교 농구 감독 업무를 소홀히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여기에 근무태만과 겸직 논란, 갑질의혹에 아들 특혜까지 거론되면서 세간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후 현주엽 측은 "현주엽 감독에 대한 의혹을 최초 보도한 매체에서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라 '부족한 근무시간을 대체근무 등을 통해 보충한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겸직 및 근무태만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정정보도했다"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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