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최근 극장가를 강타한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화제다. 여기서 무예의 극한을 깨달으면 '내비치는 세계'가 보인다. 주인공 탄지로는 내비치는 세계를 보면서 무아지경을 함께 경험한다. 내가 '검'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득도의 경지인 무념무상, 물아일체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잡념이 사라지고 나와 도구를 분리하지 않으면서 최적의 움직임만 남는다.
한화 이글스 간판타자 노시환은 최근 물이 오른 타격감을 설명하며 "요즘에 그냥 뭐 아무 생각 없이 막 휘두르고 있는데 그게 좀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고 했다. 2일 대전 KIA전에 홈런 2방을 몰아치고 나서 했던 말이다.
물론 노시환이 '타격의 신'급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노시환은 프로 7년차, 아직 25세에 불과한 유망주다. 탄지로도 비슷하다. 특급 재능을 가진 천재로 묘사된다. 최강자는 아니다. 실전에서 극한 상황에 내몰려 '신계'를 잠깐 엿보았다.
노시환은 "타석에서 생각을 많이 하니까 오히려 타이밍이 늦고 막 그렇게 됐다. 요즘에는 그냥 생각 없이 앞에서 무조건 앞에서 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그런 느낌으로 하고 있다. 그게 좀 잘 되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노시환 또한 한 단계 성장하는 과정에서 실마리를 찾게된 것으로 보인다.
노시환은 "계속 안 되니까 타석에서 막 노림수도 가져보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많이 했다. 생각을 하는 순간 타이밍이 늦더라. 마음을 비우고 머릿속도 비우고 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시환은 2023년 타율 2할9푼8리에 31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9를 기록했다. 홈런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2024년과 2025년 성적이 우하향했다. 어린 나이에 벌써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게 아니냐, 2023년이 플루크였느냐 온갖 의심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노시환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다. 노시환은 최근 10경기 타율 3할6푼1리에 홈런 4방으로 반등했다. 어느새 27홈런 83타점을 쌓았다. 2023년처럼 30홈런 100타점 고지가 눈앞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