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작년엔 홈런 못쳤으니까, 올해는 홈런을 치고 싶었다. 박영현이 오늘 체인지업을 계속 던지더라. 직구보다 체인지업에 더 자신있나? 싶어 노리고 있었다."
역시 타고난 클러치히터의 면모다. 여기에 1위를 질주중인 '강팀' LG 트윈스의 아우라가 더해졌다.
3이닝 동안 홈런 4개, 17점을 주고받는 보기드문 난타전. 최종 승자는 LG 트윈스였다. LG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KT 위즈를 상대로 10대8 재역전승을 따냈다.
78승째(3무46패)를 따내며 2위 한화 이글스에 5경기반 앞선 선두 질주다. 2위 한화 이글스가 저력을 보여주곤 있지만, 20경기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두 LG를 따라잡기엔 버거워보인다.
KT가 0-1로 뒤진 5회말 장성우의 동점 솔로포를 시작으로 3점을 내며 역전에 성공하면서부터 흐름이 격하게 요동쳤다. LG는 곧바로 오지환의 동점 투런포로 따라붙었다.
KT는 다시 6회말 3득점 하며 달아났고, LG는 7회초 2점을 따라붙었다. 그래도 7회말 KT 안현민의 투런포는 '쐐기'처럼 보였다.
아니었다. LG는 8회초 KT 마무리이자 구원 1위인 박영현을 거침없이 무너뜨리며 10대8로 다시 뒤집었다. 문성주의 만루포가 역전타, 결승타가 됐다.
문성주의 만루홈런은 2022년 5월 6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1217일만이다. 경기 후 만난 문성주는 "작년에는 홈런을 못 쳤기 때문에 올해는 홈런을 치고 싶었다. 만루 홈런도 물론 기쁘지만, 중요한 경기 역전타라는 게 더 기쁘다"며 웃었다.
"중심에 가볍게 맞추자는 느낌이었는데, 정말 잘 맞았다. 홈런이다! 생각했는데 (KT 우익수)안현민이 펜스에 붙어있길래 '이게 잡힌다고? 펜스라도 맞아라' 싶었는데…살짝 넘어가줘서 다행이다. 박영현이 신민재 형한테 체인지업을 계속 던졌고, 초구에 나도 체인지업에 헛스윙을 했다. 확신을 갖고 체인지업을 노렸다."
문성주는 3년 4개월전 만루포의 기억을 묻자 "그땐 마냥 좋았다. 거의 신인일 때니까"라며 "지금은 우리가 선두 다툼을 하는 상황에서 막판 역전 홈런이기 때문에 더 기분 좋다"며 활짝 미소지었다.
"처음 점수가 벌어지고, 따라붙었는데 추가점을 또 줬다. 분위기가 좀 가라앉았는데, (오)지환이 형이 '집중하자' 외쳤다. 형들이 아직 포기하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하루에 4안타, 3안타 쳐도 또 3~4경기 안타 못치는게 야구다. 방심하지 않겠다. 다만 홈런(3개)은 올시즌 나올 게 다 나온 것 같다. 어차피 욕심 부린다고 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괜히 의식하면 밸런스만 무너진다."
LG는 홍창기의 복귀를 앞두고 있다. 문성주는 "홍창기 형이 빨리 좋은 컨디션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나는 나대로 자리 안 뺏기려고 열심히 할 뿐이다. 좋은 시너지 효과로 잘하고 싶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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