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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13.9% 늘었는데,체육예산은 0.3% '찔끔'증액,총예산의 0.23%...대한체육회 7억↓ 유승민 회장-문체부 의지 담긴 유·청소년X선수X지도자 처우개선 '수확'[2026년 체육 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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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26년 정부 예산안이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예산안으로, 올해보다 54조7000억원, 8.1% 증가한 규모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예산안을 의결해 3일 국회로 넘겼다. 예산안은 국회 각 상임위 및 예산결산특위의 감액·증액 심사를 거쳐 오는 12월 최종 확정된다.

이재명 정부의 예산은 인공지능(AI·35조3000억원과 연구·개발(R&D·5조7000억원) 등 미래 성장동력에 초점을 맞췄다. 체육계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노 스포츠, 노 퓨처(No Sports, No Future)'라는 슬로건과 함께 AI, 초고령화, 인구소멸, 양극화 시대에 스포츠야말로 '대체불가'한 미래 성장동력임을 주창했으나 스포츠의 중요성은 새 정부 예산안에 크게 반영되지 못한 모양새다.

문화 재정(문체부, 과기부, 유산청 포함 정부내 포괄적인 문화, 체육, 관광, 국가유산 예산) 총 9조5600억원 중 문화예술 예산은 4조5405억원으로 전년(3조9857억원) 대비 5548억원(13.9%) 증액됐다. 관광 예산도 1조3477억원에서 1조4750억원으로 1273억원(9.4%) 늘었다. 반면 체육 예산은 1조6795억원으로 전년 1조6739억원 대비 56억원, 단 0.3% 증가에 그쳤다. 문화 재정 증가율 8.8%, 총예산 증가율 8.1%에 턱없이 못 미친다. 문화 재정 1.3%도 2% 목표치엔 한참 부족하고,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4일 첫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 부분을 짚었지만, 그중에도 체육 예산은 총예산의 0.23%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는 2026년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 재정 혁신을 모토로 역대 최대 27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경상비와 홍보비, ODA 예산 등을 대폭 삭감했다. 문체부 예산안도 5522억6300만원의 지출 구조조정이 단행됐고, 대한체육회 등 체육단체들도 조정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이런 기조 속에 대한체육회 보조금 총예산안은 2797억원으로 2025년 2790억원 대비 '7억원' 삭감됐다. 공공스포츠클럽 지원 종료 등으로 281억원이 자연 감소한 후 신규 예산 330억원을 증액했으나 생활체육 프로그램 지원 3억3000만원, 대한체육회 운영지원 10억원 등 66억원의 지출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총예산 2790억원 가운데 생활체육 예산은 410억원으로 전년 대비 95억6000만원이 깎였다. 생활체육 홍보예산 역시 올해 반토막 난 5억8300만원에서 내년엔 3억7900만원으로 삭감됐다. 문체부가 생활체육 예산 중 일부인 416억원을 이미 지자체 직교부 방식으로 전환한 데다 그나마 있던 생활체육 예산도 삭감되면서 대한체육회의 생활, 학교체육 부문에서의 역할은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현장에서 학부모 95.7%가 "확대돼야 한다"며 열렬한 호응을 보냈던 '신나는 주말체육 학교 프로그램 예산' 140억9000만원은 올해 문체부 이양 후 '중복사업'이라는 이유로 내년 예산에선 전액 삭감됐다. 2014년 이후 주말마다 유·청소년들이 학교 안팎에서 전문강사로부터 승마, 클라이밍, 수영, 펜싱, 스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체험하며 평생 취미, 건강습관을 키우고 운동 재능을 발견했던 신박한 프로그램, '아이들이 신나는' 체육학교가 곧 사라질 운명이다.

한편 대한체육회의 전문체육 예산은 2130억원으로 62억원, 국제체육 예산도 243억원으로 26억원 늘었다. 체육회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공약사항인 유소년, 선수, 지도자 처우 개선을 위한 신규 예산이 대폭 반영된 점, 문체부와 소통과 협업을 통해 기존 예산을 지켜낸 점에 그나마 안도, 반색하고 있다. 전국소년체전에 출전하는 유소년 선수 지원에 38억원의 예산이 늘었다. 출전비 단가가 기존 8만2000원에서 11만3600원, 숙박비(4만원→ 6만원), 식비(2만원→3만원)도 현실화됐다. e스포츠, 산악 등 9개 종목 1000여명의 선수들도 신규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또 국가대표와 후보선수 사이 '예비 국가대표' 육성을 위한 30억원도 반영됐다. 양궁, 펜싱, 탁구, 배드민턴, 레슬링 등 5개 종목, 선수와 지도자 119명의 국내외 100일 훈련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국가대표 메디컬체크, 선수촌 내 MRI 도입, 신규 전문의 1인의 인건비 예산 14억원, 태릉선수촌 국제스케이트장 등 노후된 시설 개선을 위한 예산 41억원도 마련됐다. 내년 밀라노·코르티나동계올림픽과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제대회 밀착지원 예산도 122억원, 장흥인재개발원과 연계해 체육인 전문교육 운영 확대를 위한 예산 11억원도 반영됐다. 7년째 동결된 후보선수 전임지도자 급여를 7.6% 인상(월 463만4000원→월 498만5000원)한 예산 2억원과 종목단체 직원 인건비도 3.5%씩 인상, 5억원 증액됐다. 또 학생선수, 유소년 특화 훈련시설인 남원유소년스포츠콤플렉스 건립비 52억원도 반영됐다. 또 체육지도자 실기구술 자격검정 운영비에 6억원이 증액됐고, 진천선수촌 관광 프로그램 시범 운영 예산에 2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기재부는 체육예산과 관련 '생애 맞춤형 스포츠 기회 보장, 전문 체육인 성장단계별 지원 강화, 스포츠 인프라 확충을 통해 모두가 누리는 스포츠 문화 확산'이라는 기조를 제시했다. '어르신 건강을 위한 스포츠 프로그램 신설, 모든 지역에 균등한 스포츠 기회 제공을 위한 국민체육센터 확충과 함께 우수선수 육성을 위한 선수들의 훈련여건 개선, 예비국가대표 훈련 신규 통한 성장 기회 확대 등의 예산을 신규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국회 심의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체육인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잘 쓰일 수 있도록 체육 예산 증액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