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GOAT' 리오넬 메시(38·인터 마이애미)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사실상 마지막 홈 A매치를 치렀다. 메시는 5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에스타디오 모누멘탈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남미 예선 17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메시였다. 아르헨티나는 일찌감치 남미 예선 1위를 확정지었다. 북중미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승패가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메시에게는 달랐다. 고국 팬들 앞에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치르는 마지막 경기였다.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하는 아르헨티나는 이제부터 본선 체제로 전환하는데, 남은 평가전은 모두 외국에서 펼쳐진다.
그는 지난주 애플TV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특별한 경기이기에 가족들이 함께할 것이다. 아내, 아이들, 부모님, 형제자매, 그리고 아내의 가족 전부를 포함해 올 수 있는 모든 이들이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는 그렇게 이 경기를 함께 경험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는 앞서 말했듯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했다. 사실상 작별을 선언한 셈이다.
메시의 이름이 연호된 가운데, 경기 전부터 메시의 눈가는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메시는 자신의 아들 3명을 데리고 경기에 입장했다. 고별전이 될 수 있는 경기, 메시는 홈팬들에게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선제골과 쐐기골을 넣었다. 전반 39분 훌리안 알바레스의 패스를 감각적인 칩샷으로 연결해 포문을 연 메시는 후반 35분 티아고 알마다의 패스를 마무리하며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메시는 이날 경기 MOM에 선정됐다. 메시는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89%, 기회 창출 4회, 유효 슈팅 4회, 드리블 성공률 27%, 파이널 써드 패스 10회, 롱패스 성공률 88% 등을 기록했다. 풋몹은 팀내 최고인 평점 9.3점을 줬다.
경기 후에도 뜨거운 눈물을 흘린 메시는 "오늘 이렇게 이곳에서 끝낼 수 있다는 것이 내가 항상 꿈꿔온 일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우리 사람들과 함께 뛰는 것은 언제나 기쁨이다. 수년 동안 많은 것을 경험했다.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바르셀로나에서 많은 애정을 받았는데, 그 꿈을 내 조국에서 내 사람들과 함께 이루고 싶었다. 수년간 여러 말들이 오갔지만 나는 모든 좋은 것만 기억하겠다"고 약속했다.
북중미월드컵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메시는 "나이를 따져보면 논리적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월드컵에 나갈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내 몸 상태를 봐가며 매일 솔직하게 느끼고 판단하겠다. 시즌을 마무리하면 프리시즌이 다가오고 6개월이 남았다. 내 상태가 어떨지 두고 봐야한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생각될 땐 굳이 뛰고 싶지 않다. 마지막 결정은 차후에 내리겠다"고 했다.
메시는 2005년 8월 헝가리와의 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교체투입된 그는 단 44초만에 퇴장당했다. 좋지 않은 출발이었지만,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입고 숱한 역사를 썼다. 194경기에 나서 114골을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다출전, 최다골 모두 메시의 몫이다. 메시는 클럽과 달리, 대표팀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2021년 코파아메리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무관을 끊은 메시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마침내 쥘리메컵까지 들어올렸다. 명실상부 'GOAT'로서 입지를 분명히했다. 2024년 코파 대회 우승까지 차지하며 메이저 3연패에 성공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