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아직 수원구장 근처 아파트에 산다. 집에 딱 도착했는데 소리 지르고 난리가 난 거다. TV를 켤수밖에 없었다."
잔여경기가 진행중인 시즌 막판이지만, 하루하루가 버겁다. 전에는 자팀 경기에 집중하느라 신경쓰기 힘들었지만, 이제 타팀 경기에도 신경이 곤두선다.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이숭용 SSG 감독은 전날 기분좋은 휴식을 취했다.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원정 경기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폭우로 우천 취소가 이뤄졌다. 덕분에 연투한 불펜들의 피로도 덜고, 보다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롯데를 상대로 에이스 미치 화이트를 쓸 수 있게 됐다.
이숭용 감독은 "필요하면 3연투를 해야되는 상황이었는데 비가 와서 쉴 수 있었다. 필승조도 힘이 생겼고, 로테이션도 화이트가 들어가게 되서 다행이다. 내일 선발은 김광현"이라고 답했다. 이어 "1년 내내 잘 버틴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 이젠 정말 연패 한번 나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까지 매경기 신경 곤두세우고 달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한국시리즈 상대로 유력한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의 선발등판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가 없는 날 대전을 찾기도 했다. 전날 경기가 취소된 이숭용 감독은 어땠을까.
"집에 왔는데 야구장에 라이트가 켜져있더라. 문을 열자마자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다. TV를 딱 틀었는데 문성주가 만루홈런을 치고 있었다."
KT와 마지막까지 순위경쟁을 펼치는 이숭용 감독 입장에선 다행스런 순간. LG가 경쟁팀을 모두 이겨주는게 속편하다. 이숭용 감독은 "(광주에서)올라오는 동안은 LG가 지고 있었는데, TV를 딱 켜는 순간 문성주가 치고 돌고 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이숭용 감독은 최근 SSG와 2+1년 재계약을 맺었다., 팀의 라커룸 리더로 활약해온 한유섬은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고.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에겐 은퇴하기 몇년전쯤 올라오는 한방이 있다. 올해 정말 잘할 거라고 했다. 내가 KT 단장 시절에 박병호를 데려올 때 받은 느낌을 한유섬에게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잘할 거니까 걱정하지마. 아프지만 마라. 그렇게 얘기했었다. 에레디아도, 최정도 장기결장을 한 시즌인데 한유섬이 중심을 잡아줬다. '네가 버텨줘서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 네 공이 크다'는 얘기를 해줬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