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눈여겨 보고 있었다."
뉴욕 양키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붙은 5일(이하 한국시각) 다이킨 파크.
양키스는 8-4로 앞선 9회말 휴스턴 선두타자 빅터 카라티니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어 테일러 트람멜이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날렸다. 무사 2,3루.
양키스 벤치가 갑자기 움직였다. 투수교체는 아니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심판에게 트람멜의 배트를 확인해달라고 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당시 상황을 조명했다.
트람멜의 배트 중 공을 맞히는 부분에 변색이 이뤄졌는데 이 부분이 규정상 문제없는 지에 대한 확인 요청이었다. 트람멜은 심판진으로부터 "배트가 너무 깎여있다"는 말을 들었다.
결국 배트는 압수됐다. 리그 사무국으로 보내져 조사를 받을 예정.
조 에스파다 휴스턴 감독은 "방망이가 조금 닳아있었을 뿐이다. 트람멜이 항상 쓰던 배트인데 심판 쪽에서 불법 배트라고 본 거 같다. 리그 차원에서 확인해 보길 원해서 가지고 간 거 같은데 그러려니 했다"고 말했다.
반면 양키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분 감독은 "시리즈 초반부터 눈여겨 봤다. 라벨 쪽이 변색돼 있어서 혹시 불법 배트일지 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금요일 낮에도 목요일 낮(현지시각)에 리그 관계자에게 직접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MLB 규정 3.02(c)에는 'MLB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색 배트는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있다. MLB닷컴은 '당시 트람멜이 사용한 배트는 손잡이는 밝은색, 배럴(때리는 부분)은 짙은 색이었다. 이 부분은 합법'이라고 설명했다.
분 감독은 "라벨 쪽 변색이 문제였다. 자연스러운 건지 다른 건지 모르겠다. 트람멜을 비난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영상으로 봐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리그에 알렸더니 '불법 배트 같다'는 답을 받았다. 그래서 요청했다"고 말했다.
트람멜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더욱이 지난해 양키스에서 잠시 뛰었던 그였다. 트람멜은 "말도 안 된다. 아주 오래된 배트다. 훈련 ??도 쓰고 트리플A 때도 썼다. 단지 유광 마감이 아니라 무광이라서 페인트가 닳은 거다"고 말했다.
트람멜은 이어 "배트를 어떻게 깎는지도 모른다. 내 인격을 시험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나를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반칙 같은 건 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이해할 수 없다. 삼진 당할 때는 아무말 없더니 이제와서 문제를 삼으니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분 감독은 "트람멜은 내가 늘 솔직했던 선수다. 그러나 이번 상황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경기는 양키스의 8대4 승리로 끝났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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