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손흥민은 다니엘 레비 회장이 토트넘 역사에서 성공시킨 최고의 영입 중 하나였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각)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레비 회장이 팀을 떠난다'며 '그는 25년의 여정을 마치고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승계 계획의 일환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주요 인사를 임명했다. 전 아스널 최고경영자(CEO)였던 비나이 벵카테샴을 새로운 CEO로 영입했다. 피터 채링턴이 이사회에 합류해 새로 신설된 비집행 회장직을 맡게 됐다'고 발표했다.
2001년 토트넘의 수장으로 부임한 레비 회장은 토트넘을 꾸준히 성장시켰다.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 건설을 포함해, 구단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 상업적 성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 중요한 순간에서 소극적인 투자로 인한 선수 영입 실패, 일부 선수들과의 거래 문제 등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럼에도 토트넘 21세기 역사에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 그가 떠나기로 결정하자 잉글랜드 축구계가 놀라움을 표했다.
레비 회장도 직접 토트넘에 작별을 고했다. 그는 "경영진과 모든 직원들과 함께한 성과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 클럽을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쟁하는 강호로 만들었다. 그 이상으로,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이어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에서 함께한 팀, 수많은 선수와 감독들과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큰 행운이었다"며 "그동안 나를 지지해준 모든 팬들에게 감사한다. 여정이 늘 쉽지만은 않았지만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앞으로도 나는 이 클럽을 열정적으로 응원할 것이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토트넘은 레비 회장과의 이별로 21세기 토트넘 역사의 가장 큰 분기점을 맞이하게 됐다. 구단의 기둥이었던 그가 사라지며,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고, 새로운 토트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게 됐다. 다만 일부 팬들은 레비와의 이별에 조금 안타까움을 표하며 그의 업적들을 추억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의 21세기를 책임진 레비 회장의 역대 최고 영입 5인도 선정되며 화제를 모았다. 영국의 토트넘뉴스는 5일 '다니엘 레비 회장의 역대 최고의 영입'이라며 총 5명의 영입 사례를 꼽았다.
해당 명단에는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저메인 데포, 얀 베르통언과 함께 손흥민이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뉴스는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을 떠나 약 2000만 파운드의 이적료로 LAFC에 이적했다. 그의 업적은 구단의 현대사에서 비교할 수 있는 선수가 없을 정도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훌륭한 활약을 펼쳤고, 450경기 이상 출전해 170골 이상을 기록했다. 2015년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후 진정한 토트넘의 레전드로 자리매김했고, 위고 요리스가 떠난 후 2시즌 동안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습니다. 레비 회장이 원래 투자한 2200만 파운드의 이적료 대부분도 10년 후에 돌려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손흥민은 레비의 최고 사업 중 하나로 손꼽힐 만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10년 동안 구단의 역사를 바꿨다. EPL 득점왕과 푸스카스상 모두 아시아 선수 최초이자 현재까지 유일한 대기록이며,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토트넘의 길었던 무관 역사도 끊어냈다. 토트넘에서 통산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을 기록하며 토트넘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레비 회장이 가장 자랑스러울 영입으로 손색이 없다.
한편 손흥민이 이번 여름 토트넘을 떠난 후 손흥민의 직전 시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등장한 바 있다. 영국의 풋볼인사이더는 '많은 토트넘 팬은 지난 시즌 오랜 기다림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한국 선수와 이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기력이 소진되어 잔부상에 시달리고 평소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라고 했다.
비록 토트넘에서의 마지막은 조금 아쉬m지만, 손흥민의 여정 전체, 그리고 우승과 함께 한 마지막 순간을 다시 바라본다면, 손흥민은 21세기 역사에 남을 영입 중 하나라는 평가는 전혀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