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강인이형은 에겐남, 저는 테토남이죠."(스토크시티 배준호)
미국전 준비에 한창인 홍명보호에 때아닌 '테토남 VS 에겐남' 논쟁이 불붙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선 MBTI(성격유형검사)를 넘어 '테토·에겐남녀' 구분이 한창이다. '에겐남'이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남성을 합친 말로 섬세하고 감성적인 남성을 뜻하는 신조어. '테토남'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에 남성을 합친 말로 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전통적인 '상남자'에 가깝다.
5일 대한축구협회 KFA TV가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영상 속에서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절친 선배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을 '다정한 에겐남'으로 규정한 후 이강인이 발끈하면서 논쟁이 촉발된 것. 발목 부상을 털어낸 이강인이 후배 배준호와 나란히 실내 훈련 중 활짝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꿀 뚝뚝 떨어지는 시선을 보내는 장면이 포착된 후 해당 논쟁이 시작됐다. 배준호는 "꿀이 떨어지더라"는 KFA 인사이드캠 카메라의 전언에 "강인이형이 잘 챙겨준다"고 답했다. 이어 형들이 귀여워하는데 자신을 어떤 스타일이냐고 생각하냐고 묻자 일언지하에 "테토남"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강인형은 에겐남, 저는 테토남"이라는 말로 화답했다. 협회 스태프가 배준호의 '에겐남' 발언을 실외에서 사이클을 타고 있던 이강인에게 전하자, 이강인이 뜻밖에 발끈했다. 이강인은 "내가?"라고 반문하더니 "(배준호가)본인 입으로 그런 얘기를 했느냐. 내가 '에겐'이라고 했냐?"라고 스태프를 재차 독촉했다. "에겐(남)이랑은 너무 먼데…"라는 혼잣말과 함께 "(배)준호는 모르겠는데, 저는 에겐(남)이 아닌 것같다"며 강하게 부정했다. '에겐남' 돌발 발언의 여진은 집요하게 계속됐다. 이강인은 또 다른 스태프에게도 "(배)준호가 저보고 에겐(남)이라고 했대요"라고 일렀다. 센스 있는 스태프가 "(이강인은)에겐이랑은 멀지"라는 마음에 쏙 드는 답변을 해주자 비로소 흡족한 미소를 되찾았다. "쟤는 저를 모르니까 그냥 에겐(남)이라고 하는 거죠. 아직 멀었다는 거죠"라며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이강인은 대표팀 내 에겐남을 꼽아달라는 요청엔 선뜻 답을 못하다 '테토'는 확실하다며 한 선수를 강추했다. 국외 태생 혼혈선수 최초로 태극마크를 달고 9월 A매치 2연전을 함께 하게 된 독일 출신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를 향해 "옌스는 테토남이 확실하다"고 귀띔했다. KFA 인사이드캠은 이어 손흥민, 김민재, 카스트로프 등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투혼을 지닌 대한민국 국대 '테토남'들의 팀 훈련 영상을 이어갔다.
자칭 테토남들의 홍명보호는 7일 오전 6시(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미국과 첫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 감독은 6일 경기장에서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연합뉴스 등 취재진의 질문에 "결과를 얻으면서 좋은 경기력을 내는 것, 강한 상대를 맞이해서 준비한 전술을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느냐 모두 중요하다. 그런 부분을 다 잡는다면 좋은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첫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고 미국과 맞붙은 경험이 있는 홍 감독은 "그때도 미국은 강한 팀이었으나 당시는 한국에 있는 선수들의 기량 점검 차원이었고, 이번 경기는 월드컵 9개월 전의 준비하는 것이니 굉장히 다를 것"이라면서 "잘 준비해서 좋은 경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캡틴 손흥민에게도 미국과의 A매치는 특별하다. 10년 정든 토트넘을 떠나 LAFC로 이적한 직후 첫 A매치 상대가 미국이다. 게다가 '토트넘 사제인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미국 지휘봉을 잡고 적으로 맞붙게 됐다. 손흥민은 "포체티노 감독님은 제 '은사'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분이며, 제가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 "상대로 만나지만, 다시 만날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쁘다. 서로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좁은 축구 세상에서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는 포체티노 감독과의 일전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