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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2군캠프 보낸다고 그렇게 욕 먹었는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됐다면...'괴물 거포' 탄생 비하인드 [인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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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그렇게 욕 먹었는데, 이게 '신의 한 수'가 될 줄이야...

SSG 랜더스와 이숭용 감독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최정을 비롯해 한유섬, 김성현, 김민식, 오태곤, 이지영 베테랑 6명이 1군 미국 스프링캠프가 아닌 일본 가고시마 2군 캠프로 떠났다. 명목은 캠프 이원화. 베테랑 선수들에게 훈련 자율권을 주고, 1군 캠프에서 세대 교체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

하지만 지난해 이숭용 감독이 처음 부임했을 때는 이원화가 없었는데,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뒤 뭔가 필요 이상의 자율권이 베테랑들에게 주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날아든 것이다. 주축 선수들이 1군 캠프에서 훈련을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는 팬들의 지적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결정이 류효승이라는 거포 유망주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배경라면, 팬들도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질까.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새 얼굴이 나타났다. 류효승이다. 2020년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6라운드에 지명된 선수. 지난해까지 1군에서 뛴 경기수가 12경기에 불과했다.

그런데 범상치 않은 모습이 있었다. 2020년 신인 시즌 안타가 딱 1개 있었는데, 그게 홈런.

그렇다. 류효승은 1m90의 키에 100kg이 넘을 것 같은 건장한 체구를 자랑한다. 스윙만 봐도, 무서울 정도다. 전형적인 거포 체형, 스윙이다.

그리고 그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두 번째 경기인 지난달 17일 LG 트윈스전에서 올시즌 첫 홈런포가 터졌다. 다른 타자면 밀려 우익수 플라이가 될 타구였는데, 힘으로 넘겨버리는 모습에서 무시무시한 파워가 느껴졌다.

그리고 류효승은 지난달 26일 KIA 타이거즈전 멀티포를 쏘아올렸다. 5일 롯데 자이언츠전도 벨라스케즈의 몸쪽 깊은 코스 공을 기술적으로 잡아당기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그 역시 힘이 있으니 담장을 넘길 수 있었다.

13경기 타율 3할7푼 4홈런 8타점. 이 감독은 이런 원석을 왜 이제서야 발견한 걸까. 이 감독은 "사실 올시즌 도중 몇 번이고 올리려 했다. 그런데 그 때마다 아프다고 못 올라온다는 거다. 나랑 안 맞나 했다. 화가 났다. 이번에는 2군 박정권 감독에게 철저하게 확인을 받았다. 가진 재능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어 "작년에 처음 봤을 때는 부족한 면이 매우 많았다. 그런데 올해 확 성장했다. 터닝 포인트가 뭐였나 물어보니, 2군 캠프였다. 거기서 최정과 같이 운동하고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하더라. 최정의 루틴을 보고 따라하며 깨달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그 때부터 치는게 확실히 좋아졌다고 한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고명준이 최근 2군에 다녀온 후 하체 활용을 하며 홈런포를 양산해내고 있는 가운데, 류효승이라는 새로운 중심타자 후보까지 가세하면 SSG는 최정과 한유섬 이후 거포 자원 세대 교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인천=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