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미국이 안방인 손흥민(LA FC)의 A매치 52번째 골이 터졌다. 도움까지 추가하며 최고의 45분을 소화했다. 홍명보호의 '탈아시아' 평가전 출발이 좋다.
대한민국이 7일(한국시각)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과 친선경기에서 손흥민과 이동경(김천)의 연속골을 앞세워 전반을 2-0으로 리드하며 마쳤다. 지난달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를 옮긴 손흥민은 LA FC 소속으로 A매치 소집이 이번이 처음이다.
전반 18분 '역시'라는 찬사를 낳았다. 그는 이재성이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스루패스를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 받았다. 각도가 좁은 상황이었지만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손흥민이 A매치에 골맛을 본 것은 2024년 11월 팔레스타인(1대1 무)전 이후 10개월만이다.
지난해 7월 10년 만에 홍명보 감독 시대가 다시 열렸다. 월드컵 예선으로 그동안 아시아를 벗어나지 못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이제서야 '탈아시아'의 길이 열렸다.
미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5위로, 23위인 대한민국보다 8계단 위에 있다. 그렇다고 두려워할 상대는 아니다. 두 팀의 전력이 팽팽해 리허설하기 더없이 좋다. 홍 감독도 "이제 월드컵 체제에 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년 6월에 어떤 선수들이 경쟁력이 있을지를 실험해야 한다. 상대하기 좋은 파트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톱' 시대가 다시 열렸다. 홍 감독은 3-4-2-1 시스템을 가동했다. 원톱에 손흥민이 포진한 가운데 측면에는 이동경과 이재성(마인츠)이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백승호(버밍엄시티)와 김진규(전북)가 자리했고, 좌우 윙백 역할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즈베즈다)가 맡았다. 스리백은 김주성(히로시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으로 구성됐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손흥민의 주포지션은 홍명보호에서 왼쪽 윙어였다. 월드컵 본선에선 결국 결정적인 한 방이 필요하다. 손흥민만한 결정력을 갖춘 자원은 없다. 손흥민은 LA FC에서 줄곧 '원톱'으로 기용됐다. '스트라이커' 손흥민을 시험할 것으로 전망됐고, 전반부터 열매를 맺었다.
손흥민은 1992년생 동갑내기 이재성과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이재성은 전반 2분 만에 파울을 얻어내며 흐름을 잡았다.
유럽파가 가세한 후 첫 스리백도 무대에 올랐다. 김민재의 복귀가 천군만마였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후 A대표팀에서 자취를 감췄다. 아킬레스건 염증은 물론 인후통, 허리 통증 등 부상과 혹사 논란으로 3월에 이어 6월 A매치 소집도 불발됐다. 10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배후를 침투하는 미국의 수비를 잠재웠다. 전반 8분에는 발목 통증을 호소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된 가운데 이동경이 기회를 받았다. 그는 전반 15분 첫 슈팅을 기록한 데 이어 전반 43분 대한민국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김진규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이재성과의 원투 패스로 기회를 창출했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이동경이 그림같은 '뒷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환상적인 골 흐름이었다.
아버지가 독일, 어머니가 한국인인 옌스 카스트로프는 일단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는 한국 축구 사상 외국에서 태어난 첫 혼혈 국가대표다. 홍 감독은 '파이터 스타일'의 카스트로프를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실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은 오늘의 손흥민을 있게 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는 토트넘 사령탑 시절 손흥민을 영입했다. 대한민국의 후반이 더 기대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