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홍명보호의 실험적인 중원 기용이 미국을 상대로도 큰 위력을 발휘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각)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과 9월 A매치 첫 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홍 감독은 미국전 3-4-2-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원톱에 손흥민(LA FC)이 포진하며, 2선에는 이재성(마인츠) 이동경(김천)이 뒤를 받쳤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백승호(버밍엄시티)와 김진규(전북)가 자리했다. 윙백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설영우(즈베즈다), 스리백은 김주성(히로시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한범(미트윌란)이 구성했다. 골문은 조현우(울산)가 지켰다.
홍명보호는 이번 9월 A매치를 앞두고 중요한 결원이 발생했다. '홍명호보 엔진' 황인범(29·페예노르트)의 이탈이다. 황인범은 지난 17일 엑셀시오르전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됐다. 경기 후 종아리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며 9월 A매치 명단에서 낙마했다.
홍 감독은 이번 미국전에서 황인범의 빈자리를 채우며 동시에 중원 구성에 대한 실험에 돌입했다. 백승호와 김진규를 3선에 투입했다. 2선에는 부상 여파가 있는 이강인 대신 이동경이 먼저 선발에 이름을 올렸다. 스리백을 통한 선택이었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과 전방위적인 수비 영향력을 끼치게 됐고, 그 앞에서 백승호와 김진규가 위치해 빌드업과 공격적인 영향력을 동시에 끼칠 수 있는 구성을 택했다.
세 선수 모두 기대감이 높은 선수들이었다. 백승호는 올 시즌 챔피언십으로 승격한 버밍엄시티에서 여전한 영향력으로 팀의 확고부동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잉글랜드 무대에서의 평가가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김진규는 K리그1 선두 전북 현대의 핵심이다. 이동경 또한 김천 상무의 에이스로서 K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활약 중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유럽과 미국에서 활약 중인 미국 대표팀 중원을 상대로 크게 밀리지 않으며 전반에는 경기를 주도하기까지 했다. 백승호는 활동량을 통해 수비적인 기여가 돋보였고, 김진규는 중원에서의 활동량과 더불어 전방에서 위협적인 패스로 손흥민 이재성 이동경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2선에 자리한 이동경도 전방에서 좋은 집중력을 보여주며 득점까지 기록했다.
중원 실험은 성공적이지만, 아쉬운 점은 이재성의 부상 이탈이다. 이날 이재성은 손흥민과의 콤비 플레이와 더불어 전방에서 인상적인 연계로 왜 자신이 홍명보호 중원 주전인지를 증명했다. 하지만 후반 5분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됐다. 햄스트링 부상 특성상 정확한 결정 기간을 알 수 없지만, 상황에 따라 이어질 멕시코전에서는 결장할 가능성이 크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주축인 이재성까지 잃으며, 멕시코를 상대로 어떻게 중원을 구성할지에 대한 고민은 조금 더 커질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