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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했다. 죽을때까지 기억날 것 같다." 김광현에게 2000K가 특별했던 이유[잠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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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울컥했다. 죽을 때까지 기억날 것 같다."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 3회말. SSG 랜더스의 김광현이 박해민을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두팔을 들어 올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김광현인데 울컥했단다.

김광현은 "내가 신인 때부터 잘하지는 못했지만 첫삼진의 기억이 떠올랐다. 삼성전 심정수 선배였다. 그때 내가 2000삼진을 잡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감히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울컥했다"라고 했다.

김광현이 KBO리그에서 역대 세번째로 개인 통산 2000탈삼진을 작성했다. 송진우(한화) 양현종(KIA)이은 엄청난 기록을 썼다.

2007년 입단한 김광현이 2000탈삼진에 오기까지 총 411경기, 2302⅔이닝이 걸렸다. 이는 역대 최소 경기, 최소 이닝 신기록이다. 두번째로 2000탈삼진 달성자인 양현종이 지난해 497경기, 2413⅓이닝만에 돌파한 것보다 더 빨리 달성했다.

김광현은 2년차 때인 2008년 150개로 탈삼진왕에 올랐고 이후 부상으로 100이닝을 던지지 못했던 2011년과 2012년을 제외하고 매년 100개 이상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2020,2021년은 미국진출) 100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뛴 2020~2021년 2년 동안엔 104개의 탈삼진을 기록해 김광현의 한미 통산 탈삼진은 2104개다.

이날 5이닝 동안 7안타 무4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김광현은 팀의 7대3 승리를 이끌며 승리투수가 돼 시즌 7승(9패)째를 챙기면서 겹경사를 누렸다.

경기후 동료들의 물과 이온음료 세례에 홀딱 젖은 채 만난 김광현은 2000탈삼진이란 기록을 꽤 뜻깊게 생각했다. 김광현은 "한미 통산 2000탈삼진 때보다 아무래도 KBO리그에서만 달성한 2000탈삼진이 더 뜻깊은 것 같다"며 "기다리고 기다렸던 기록인 것 같다. 그래서 올해 달성하고 싶다는 목표 중 하나였고, 올해 달성하기 위해선 10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아야 했다. 100개 이상을 잡는다는 것은 선발 투수로서 건재함을 말하는 것이기도 해서 매 경기에 삼진을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록을 달성한 것이 기쁘다"라고 했다.

본인이 2000탈삼진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기에 기록이 더 특별하다. 김광현은 "진짜 상상도 못했다. 100개씩 잡으면서 20년을 해야되는데 20년을 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내가 신인 때만 해도 대부분의 투수들이 30대 초반이면 고참이었다. 그래도 당시 SK엔 김원형 가득염 조웅천 선배님 등 나이가 있는 선배님들이 많으셔서 그분들을 보고 배운게 많아서 이렇게 길게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해민에게 1B2S에서 삼진을 잡은 공은 직구였다. 김광현은 "5점차로 앞선 상황이었고, 직구 사인이 나서 빨리 쳐라고 던졌다"며 "경기전에 2000탈삼진까지 3개 남은 걸 알고 있었고, 1,2회에 하나씩 잡아 하나만 남은 것도 알고 있었지만 기록보다는 승리하는게 중요했기 때문에 빨리 아웃카운트를 잡아서 이닝을 길게 끌고 싶었다. 그런데 직구로 삼진이 나왔다"며 웃었다.

김광현은 "방송 인터뷰때는 말씀을 못드렸는데 기록을 달성하고 LG 트윈스에서 전광판에 기록 달성을 알려주셨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LG측에 감사함을 표했다.

"100승, 150승때도이런 생각은 안들었고 1000탈삼진, 1500탈삼진 때도 이런 생각은 안들었는데 2000탈삼진은 죽을 때까지 기억에 남을 것 같다"라는 김광현은 200승은 어떨까라는 질문에 "200승은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하길 원하니까. 야구하면서 그게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솔직히 남부럽지 않게 우승도 해봤고, (올림픽.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목에 걸어보고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200승은 내가 이긴 것도 이긴 것이지만 팀이 이겼다는 뜻이기에 팀이 좀더 높은 위치로 가는 데 많이 기여를 했다고 생각이 든다. 삼진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승리는 팀에도움이 되는 것이다"라고 200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김광현은 이날 승리로 개인 통산 178승을 기록했다. 200승까지 22승이 남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김광현 주요 탈삼진

통산 1호 탈삼진=2007년 4월 10일 삼성전

통산 500호 탈삼진=2011년 4월 5일 LG전

통산 1000호 탈삼진=2015년 9월 4일 삼성전

통산 1500호 탈삼진=2022년 5월 14일 NC전

통산 2000호 탈삼진=2025년 9월 7일 LG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