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슈빌[미국 뉴저지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근 한국 축구계에는 젊은 선수들이 유럽 '빅 리그' 진입을 타진했으나 불발된 사례가 이어졌다.
국가대표 측면 수비수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도 그중 한 명이다.
지난해 여름 세르비아의 명문 즈베즈다로 이적하며 유럽파 대열에 합류한 설영우는 입단하자마자 주축으로 자리 잡아 올여름 더 큰 무대로 도전을 꿈꿨다.
잉글랜드와 독일 클럽이 영입전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성사되지 못한 채 설영우는 2025-2026시즌을 즈베즈다에서 시작했다.
9월 A매치 기간 국가대표팀 훈련이 이어진 8일(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내슈빌SC 훈련장에서 만난 설영우는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저도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 월드컵을 앞두고 더 큰 무대에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여러 팀과 긍정적인 얘기가 오간 것도 사실인데, 결과는 아쉽게 됐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한동안 마음이 매우 힘들었는데, 제가 지금 힘들어할 시간이 없더라"면서 "힘든 와중에 대표팀이 소집돼 바로 마음을 다잡았다. 월드컵만 바라보며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설영우는 전날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 선발로 출전해 후반 막바지 정상빈(세인트루이스)으로 교체될 때까지 뛰며 홍명보호의 2-0 완승에 기여했다.
"살면서 미국에 처음 와봤다"는 설영우는 "오면서 너무 신기했고, 월드컵을 하는 곳이니 마음가짐도 달랐다. 어제는 서울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동병상련'인 대표팀 동료 공격수 오현규(헹크)와의 '장난'도 설영우가 근심을 잊는 데 도움이 됐다.
오현규는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와 협상이 진전돼 메디컬 테스트까지 받으러 갔으나 이적이 불발된 뒤 대표팀에 합류했다.
설영우는 "현규와 무척 친하다. 저도 힘든데 현규는 얼마나 더 힘들까 싶어서 어떤 말을 해줄까 하다가 '차라리 장난을 치자'고 생각해 현규가 왔을 때 '축하해'라고 했는데, 현규도 제게 축하한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더 단단해지는 계기를 만든 설영우는 10일 멕시코와의 9월 두 번째 평가전까지 잘 치른 뒤 현재의 자리에 충실하며 월드컵을 준비할 참이다.
그는 "축구 선수라면 월드컵에 가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면서 "지금 대표팀에 있다고 해서 정해진 건 없다고 생각하며, 이번에 오지 못한 선수 중에도 좋은 자원이 많다. 유럽에서 긴장감을 놓지 않고 부상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야 계속 대표팀에 올 수 있기에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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