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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벤치→소속팀 위기설' 어려울 때 더 빛났던 이강인, '스승' 아기레 멕시코 감독 상대로 '유쾌한 반격'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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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재능' 이강인(24·파리생제르맹)이 주춤하고 있다. 그는 홍명보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고 9월 친선경기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변수가 발생했다.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전을 앞두고 발목을 살짝 다쳤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훈련 중 패스 게임을 하다가 오른쪽 발목을 접질렀다. 가벼운 염좌다. 그는 하루 휴식 뒤 훈련을 재개했고 미국전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19분 이동경(김천 상무)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소속 클럽 파리생제르맹(PSG)에서 위기설도 나왔다. 프랑스 현지 언론을 통해 이강인이 선발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프랑스 언론 레키프는 7일 'PSG는 우스만 뎀벨레와 데지레 두에의 부상으로 공격진을 개편할 것이다. 약간의 행운이지만 PSG는 스쿼드에 충분한 여유를 갖고 있다'며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는 이브라힘 음바예가 이강인을 앞섰다. 음바예는 올 여름 초부터 이강인을 꾸준히 앞섰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이 2008년생 음바예(17)에게도 밀린다는 언론의 평가다.

이강인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어려움에 처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 위기 때 더욱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을 지휘했을 때 많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특히 2021년 3월 열린 한-일전 이후 1년6개월 동안 A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랬던 이강인은 실력으로 벤투 감독의 고집을 꺾었다. 발렌시아(스페인)를 떠나 레알 마요르카(스페인)로 이적해 기회를 창출했다. 그는 팀의 에이스로 스페인 무대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강인은 2022~20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6골-6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당시 FC바르셀로나를 이끌던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이 "이강인은 재능있는 선수"라고 칭찬했을 정도다. 벤투 감독은 두 손을 들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이강인을 선발했다. 이강인은 월드컵 무대에서도 '게임 체인저'로 팬들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이후 이강인은 대표팀에서 핵심으로 자리잡은 것은 물론, 부자 클럽 PSG로 이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공교롭게도 이강인은 위기의 순간, 자신을 반짝이게 해준 '은사'와 적으로 만난다. 바로 마요르카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하비에르 아기레 멕시코 A대표팀 감독이다. 대한민국은 10일 오전 10시30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뛰다가 현 소속팀인 PSG로 이적했다. 아기레 감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마요르카를 이끌었다. 경험이 풍부한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당시만해도 이강인은 장단점이 명확해 선발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몸싸움과 수비력이 약하다고 했고, 다소 느린 스피드는 경기 템포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아기레 감독은 이강인의 장점을 매우 잘 살렸다. 3-5-2 전술의 처진 스트라이커로 투입해 그의 정교한 패스 능력을 120% 활용했다. 당시 이강인은 주전 공격수로 도약했고, 베다트 무리키(코소보 국가대표)와 마요르카의 공격을 주도했다. 이강인도 자신의 단점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그는 차원이 다른 패스 연계와 탈압박 능력으로 무리키의 득점력을 배가했다. 피지컬이 좋아지면서 파워와 스피드까지 더했다. 경험으로 쌓은 간결한 움직임도 강점이 됐다. 이강인이 PSG로 이적하는 데 있어 아기레 감독의 지분도 분명 컸다고 할 수 있다.

아기레 감독은 한국전을 앞두고 9일 이강인과 잠시 만나 악수하며 인사하기도 했다. 그는 "이강인이 마요르카에 처음 왔을 땐 교체 선수였다. 이후엔 주전급으로 성장해 2200만유로(약 359억원)에 이적했다. (이강인은) 공격수, 윙어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좋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멕시코전 선발 출격 가능성이 높은 이강인이 이번에도 위기를 딛고 '해결사 모드'를 발동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