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원태, 이승현 나오면 다 불펜데이가 돼버리니..."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가을야구 진출 승부수를 던진다. 경기가 띄엄띄엄 있는 잔여 일정, 선발 투수들을 불펜으로 전격 투입한다.
삼성은 힘겨운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고 있다. 4위. 3위까지 가능하고, 자칫하면 5위권 밖으로도 추락할 수 있다.
하지만 전망은 밝다. 특히 후반기 불펜이 매우 강해졌다. 9일 비로 취소된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만난 박 감독은 "김재윤이 마무리 자리를 확실하게 잡아준 게 컸다. 그러니 그 앞에 투수들 활용도가 높아진다. 여기에 이승민이라는 좋은 카드가 생긴 것도 중요하다. 선수들이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잡으니, 컨디션 유지가 수월해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선발진은 물음표를 남긴다. 삼성은 올시즌을 앞두고 에이스로 활약할 수 있는 후라도와 70억원 몸값의 FA 최원태를 영입, 선발 왕국을 꿈꿨다. 하지만 최원태와 이승현(좌완)이 불안하다. 최원태는 최근 두 경기 연속 3이닝 투구에 그쳤다. 이승현도 팔꿈치 부상 후 복귀했는데 시원치 않다. 마지막 승리가 7월4일 LG 트윈스전. 최근 3경기 4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박 감독은 "최원태 이승현이 나오면 다 불펜데이"라는 '셀프 디스'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우리 강점이, 선발 투수들이 부상 없이 돌아가는 건데 최근 두 사람이 나오면 불펜이 힘들었다.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최근 불펜이 좋아 버텼지만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런 가운데 최원태와 이승현을 가지고 승부수를 던진다. 임시 불펜 전환이다. 박 감독은 "최원태는 원래 내일(10일) 선발이었다. 하지만 오늘 취소가 됐고, 가라비토가 밀리며 최원태는 10일과 11일(SSG 랜더스전) 불펜으로 간다. 이승현도 원래 오늘 불펜 대기였다. 앞으로 팀 상황에 따라, 상대와의 상성에 따라 이승현과 양창섭을 놓고 선발과 불펜 자리에서 유연하게 활용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경기가 얼마 없으니, 총력전을 펼칠 타이밍이라는 거다. 과연 두 사람의 불펜행이 삼성에 어떤 힘을 전달하게 될까.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