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본인도 욕심 생기지 않겠어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디아즈가 주춤하다. 그렇게 무섭게 치더니 최근 10경기 타율이 2할3푼7리로 뚝 떨어졌다. 시즌 타율도 3할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달 30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5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4경기 연속 안타, 홈런, 타점이 아예 없었다. 그나마 6일 한화 이글스전 홈런에 7일 한화전 멀티 히트로 반등 조짐을 보였다.
잠시 부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 8월 말 홈런 몰아치기가 나올 때다. 홈런은 43개, 타점은 131점을 찍었다. 언론 등에서 역사에 남을 50홈런-150타점 얘기가 쏟아졌다. 그렇게 기록을 세우면 MVP도 충분하다고 흥을 돋웠다. 50홈런을 때린 외국인 선수는 역대 없었다. 146타점을 넘으면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이었다. 폰세(한화)의 무패 행진도 분명 대단하지만, 디아즈가 저 기록을 세운다고 하면 MVP 경쟁 양상은 또 달라질 수 있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 얘기가 나오자 "본인도 욕심이 생기지 않겠나"라며 껄껄 웃었다. 박 감독은 "50홈런 욕심이 당연히 생길 것이다. 주변에서 하도 메시지를 많이 주니 말이다. 타석에서 힘이 많이 들어가 보이더라. 그러니 오히려 스윙은 느려졌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그 슬럼프를 짧은 시간 안에 끊어낸 자체가 대단하다. 기록으로도 그렇고, 스윙 자체로도 마지막 한화 2연전 달라진 모습은 박 감독과 삼성에 희망적이다. 박 감독은 "안 좋을 때는 컨디션이 떨어져도 무조건 잡아당긴다. 그런데 늘 우익수쪽 홈런 타구만 만들던 디아즈가 한화전은 좌중간 홈런을 치더라. 펜스 앞에서 잡힌 타구도 있었는데 그 역시 좌중간이었다. 긍정적이다. 앞으로 좋아질 수 있다는 긍정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많은 지도자들이 욕심 내지 않고, 툭툭 밀어치는 스윙부터 돼야 망가진 타격 밸런스를 회복할 수 있다고 지도한다.
삼성은 절체절명의 가을야구 경쟁중이다. 확실한 건 디아즈가 자기 역할을 해줘야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욕심을 버린 디아즈가 자신의 기록과 삼성의 팀 성적을 어디까지 끌고 올라갈까.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