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부상 없이 한 시즌 마무리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올시즌을 앞두고 '절대 1강' 평가를 받은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핵심은 선발 원투펀치였다. 에이스 네일을 붙잡은 가운데, 네일급 피칭을 해줄 거라고 기대를 모은 올러까지 데려왔기 때문. KIA는 지난해 네일 외 나머지 한 명의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으면서도 우승을 차지했으니, 올러만 자리를 잡아준다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보는 것도 결코 무리는 아니었다.
그 올러가 데뷔 첫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KIA에서 유일한 10승 투수다. 22경기 10승6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전체적으로 봐도 나쁘지 않다. 가끔 확 무너지는 경기가 있지만, 구위도 훌륭하고 선발로서 안정감은 충분하다. 벌써 10승이니 앞으로 2~3승 추가를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
'무조건 재계약'이라고 외치기에는 100%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만한 선발 투수를 찾는 게 쉽지 않다. 또 KIA 입증에서 기특한 건, 올러가 벌써부터 재계약에 대한 열망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몸값 협상을 위해 팀에 대한 애정이나 충성심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올러 재계약 얘기에 매우 신중하다. 이유가 있다. 이 감독은 "우리가 힘들었던 게 올러가 빠졌던 3주다. 그 때 하필 황동하, 윤영철도 부상으로 없었다. 그러니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올러는 6월25일 키움 히어로즈전 등판 이후 팔꿈치 염증 문제로 인해 6월28일 말소됐다. 그리고 8월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복귀했으니 한 달이 넘는 기간 빠져있었다. 이 감독이 말한 3주는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나왔던 기간. 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아 복귀가 밀린 케이스였다.
공교롭게도 전반기 막판 '잇몸 야구'로 대약진하며 2위까지 치고 올라갔던 KIA인데, 올러가 없는 동안 급격하게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8위 자리 지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니 이 감독 입장에서는 '10승'도 좋지만 '건강'이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외국인 투수는 기본적으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마무리 해줄 수 있는 선수가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올러와의 재계약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 부분을 중점으로 두고 다른 후보들과 함께 심사숙고 해보겠다는 메시지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