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질환 중 하나다. 노화로 인해 무릎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무릎 변형을 일으키고 통증과 보행 장애를 유발한다.
특히 무릎 관절염 말기에 이르게 되면 연골이 모두 닳아 관절뼈끼리 부딪히면서 통증이 극심해져 인공관절 수술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관절염 말기로 진행하기 전, 병의 진행 단계에 맞는 적극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해 12월 보건복지부가 신의료기술로 승인한 '무릎 골관절염의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관절강내 주사(Intra-articular Injection of Autologous Platelet Rich Plasma in Knee Osteoarthritis)'가 중기 무릎 관절염의 또 하나의 치료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흔히 'PRP(Platelet-Rich Plasma,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주사'라고도 부른다.
힘찬병원 이동녕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이 치료법은 절개나 수술 없이 외래에서 관절강내 주사로 관절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시간과 비용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 위한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관절강내 주사'…통증 완화 및 기능 개선
신의료기술로 승인된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관절강내 주사는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를 위한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고시에 따르면 1년 이상의 기존 치료(경구 약물 복용과 스테로이드 또는 히알루론산 관절강내 주사)에 반응하지 않는 KL(Kellgren-Lawrence grade) 2~3 등급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무릎관절의 통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개선하는데 있어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이다. KL등급은 무릎 골관절염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분류체계로, 통상 1~4등급으로 나뉜다.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중기 무릎 관절염 환자가 2~3등급으로 분류된다.
시술법은 환자 본인의 말초혈액 20~30mL를 채취한 후 원심분리기를 통해 분리된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을 무릎 관절강내에 단독 주사한다. 보건복지부 신의료기술 고시와 관련된 논문들에 따르면 혈액 채혈량이 많을수록 혈소판이 많이 포함되기 때문에 통증 완화 효과가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된다.
이 치료법의 장점은 환자 본인의 혈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거부 반응의 위험이 매우 낮다는 점이다. 또한, 절개나 수술 없이 주사만으로 치료가 이루어져 입원이 필요 없고 외래에서 치료가 가능해 환자들의 시간적, 비용적 부담을 덜어준다. 당일 시술 후,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힘찬병원, 특허받은 활성화 기구로 효과 향상 기대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은 혈액 1 μL(마이크로리터) 당 혈소판이 약 100만개 이상으로, 일반 혈액에 비해 혈소판이 4~7배 높게 농축된 상태다. 혈소판에 함유된 다양한 성분을 활용해 손상된 관절을 치료해 통증을 완화하고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다.
혈소판의 활성도를 높이면 치료 효과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와 관련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는 칼슘이나 트롬빈 같은 혈소판 활성인자를 첨가하여 활성화시키는 화학적 방식을 많이 사용하는데 시간과 비용의 문제뿐만 아니라 부작용 등 안전성의 문제도 보고되고 있다.
반면 물리적 방법을 이용한 혈소판의 활성화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학 활성제를 첨가하지 않고 혈소판의 자연 활성화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화학적 방식에 따른 부작용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특히 힘찬병원은 특허받은 특수 활성화 기구인 프로 액트 플러스(PRO ACT+)를 제조사와 공동으로 연구해 혈소판의 물리적 활성화를 통한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빈 주사기와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RP) 주사기를 프로 액트 플러스(PRO ACT+)의 양끝에 장착한 후 양쪽 주사기를 약 1분간 번갈아 가며 통과해주는 과정을 수 차례 거치면서 혈소판의 활성화가 완료된다. 프로 액트 플러스(PRO ACT+)는 2024년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으며, 현재 국내 정형외과 병원 중 힘찬병원이 유일하게 사용 중이다.
힘찬병원 류승열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골수 흡인 농축물(BMAC) 관절강내 주사는 치료 횟수가 1회지만 입원 치료가 권장되는 반면,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PRP) 관절강내 주사는 환자 상태에 따라 3~5회 정도 치료가 필요한 대신, 별도의 입원 없이 외래에서 당일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대상의 기준이 엄격하기 때문에 주치의와의 심도 깊은 상담과 철저한 진단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 따른 치료 적합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