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구드욘센 삼대가 축구계에서 흔치 않은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아이슬란드 '전설의 부자'로 유명한 아르노르 구드욘센(64)의 손자이자 전 첼시 포워드 아이두르 구드욘센(47)의 둘째 아들인 안드리 구드욘센(23·블랙번 로버스)은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데프랭스에서 열린 프랑스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유럽예선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전반 21분, 프랑스 진영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마이클 올리세(바이에른 뮌헨)의 패스 미스를 놓치지 않고 침착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올리세는 위험 지역에서 지나치게 여유를 부리다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로써 안드리는 6월 스코틀랜드와의 A매치 친선경기에 이어 석달만에 A매치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고의 기세를 이어갔다. 2021년, 19세의 나이로 A대표팀에 뽑힌 안드리는 4년만에 A매치 36경기에 나서 10골을 뽑았다.
알렉산더 이삭(리버풀), 빅토로 요케레스(아스널)를 보유한 스웨덴, 엘링 홀란(맨시티)을 앞세운 노르웨이와 달리 이렇다할 '월클 스트라이커'를 배출하지 못해온 아이슬란드는 안드리의 성장세에 반색하고 있다.
신장 1m88의 탄탄한 체구를 지닌 안드리는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유스팀을 거쳐 2021년 레알 카스티야(B팀)에서 뛰었다. 이후 노르셰핑(스웨덴), 링비(덴마크), 헨트(벨기에)를 거쳐 올해 잉글랜드 챔피언십 클럽 블랙번에 입단했다.
이번 안드리의 득점으로 구드욘센 가문의 A매치 총 득점은 52골로 늘었다. 1979년부터 1997년까지 아이슬란드 대표로 뛴 아르노르는 14골(73경기), 1996년부터 2016년까지 아이슬란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아이두르는 26골(88경기)을 각각 기록했다.
안드리의 형인 스바인 아론 구드욘센(27·사르프스보리)은 A매치 20경기에서 2골을 기록 중이다.
삼형제의 막내인 다니엘 구드욘센(19·말뫼)은 이날 둘째형인 안드리와 나란히 공격 듀오로 선발 출전해 64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놀랍게도 할아버지, 아버지, 삼형제가 모두 스트라이커 포지션을 맡고 있다. 아르노르와 아이두르는 A매치 경기에서 서로 교체되는 명장면을 남겼다.
삼형제 중에선 셋째인 다니엘이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장 1m90인 다니엘은 바르셀로나, 레알 유스팀에서 성장했다. 2023년, 영국 '가디언'이 선정한 2006년생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뽑혔다.
아이슬란드는 안드리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실력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1대2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다. 전반 45분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갈랐고, 후반 17분 음바페의 어시스트를 받은 브래들리 바르콜라(파리 생제르맹)가 역전 결승골을 뽑았다.
6일 우크라이나를 2대0으로 꺾은 프랑스는 D조에서 2전 전승으로 조 선두를 질주했다. 음바페는 A매치 4경기 연속골을 뽑는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통산 52골로 '전설' 티에리 앙리(51골)를 넘어 프랑스 통산 최다골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대표팀에서 은퇴한 최다득점자 올리비에 지루(릴, 57골)와의 기록까진 5골 남겨뒀다.
6일 아제르바이잔을 5대0 대파한 아이슬란드는 승점 3으로 프랑스에 이어 조 2위에 위치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