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0일(한국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친선경기. 후반 시작과 함께, '손세이셔널' 손흥민(33·LA FC)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의 136번째 A매치 경기였다.
손흥민이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축구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1위에 올라섰다. 136회의 A매치에 나섰던 '레전드' 차범근 홍명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0년 12월 18세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고 시리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손흥민은 15년 동안 세번의 월드컵을 포함, 꾸준히 A매치를 소화한 끝에 대기록을 썼다.
손흥민의 기록이 대단한 것은 해외에서만 뛰며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다. 독일에서 프로에 데뷔한 손흥민은 이후 잉글랜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른 손흥민은 부상만 없다면, 늘 대표팀에 합류했다. 왕복 비행거리가 30시간, 이동거리가 2만km에 달했지만, 늘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박지성 기성용 등 해외파들이 힘겨운 스케줄에 따른 부상으로 대표팀 조기 은퇴를 선언했지만, 손흥민은 타고난 체력과 근육, 그리고 남다른 성실함으로 모든 핸디캡을 극복해냈다.
역대 최장수 캡틴, A매치 통산 퇴다득점 2위(52골), A매치 최장기간 출전기록 3위(14년285일) 등 숱한 기록을 쓴 손흥민이지만, 늘 겸손하다. 그는 앞서 최다 출전 기록에 대해 "대표팀에서 새 기록을 쓸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다. 하지만 기록에 신경 쓰기보다는 매 소집마다 최고의 결과를 내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실력도 여전하다. 최근 미국 LA FC로 이적한 손흥민은 데뷔 3경기만에 데뷔골을 뽑아내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그가 사우디, 튀르키예 등의 러브콜을 뒤로 하고 미국 무대를 택한 이유도 2026년 북중미월드컵 때문이었다. 선택은 주효했다. 미국 원정에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미국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1골-1도움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멕시코전을 벤치에서 출발했다. 홍명보 감독은 미국전과 비교해 수비 두 자리를 제외하고, 9명을 바꾸는 실험을 단행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손흥민 카드를 꺼냈다. 그는 그렇게 또 한번 한국축구에 이정표를 세웠다.
손흥민은 부상만 없다면, 다음달 10일 예정된 브라질과의 친선경기에서 대한민국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