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이 승부를 뒤집었다. 주인공은 오현규(헹크)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의 친선경기를 펼치고 있다. 후반 30분 터진 오현규의 골로 한국이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2-1.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2026년 북중미월드컵 모드로 전환했다. 그 출발점이 본선 무대가 열리는 미국 원정이었다. 7일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2대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손흥민이 1골-1도움을 기록했다.
두번째 상대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인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였다. 미국보다는 2계단, 대한민국보다는 10계단 위인 북중미 챔피언이다. 홍 감독은 평가전인만큼, 대대적인 실험에 나섰다. 미국전과 비교해 무려 9명의 선수를 바꿨다.
전술은 같았다. 미국전에서 재미를 본 3-4-2-1 카드를 꺼냈다. 오현규가 최전방에 서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자리했다. 중원은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박용우(알 아인)이 꾸렸다. 좌우에는 대전하나시티즌 듀오, 이명재-김문환이 포진했다. 스리백은 김태현(가시마)-김민재(바이에른 뮌핸)-이한범(미트윌란)이 구성했다. 골문은 부상에서 돌아온 김승규(FC도쿄)가 지켰다.
한국이 초반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배준호와 오현규가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자 위기가 찾아왔다. 전반 22분 후에스카스가 올려준 크로스를 라울 히메네스가 멋진 헤더로 마무리했다. 볼은 김승규를 넘어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숫자가 많았지만, 아쉽게 공격수를 놓쳤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의 136번째 A매치 경기였다. 한국축구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1위에 올라섰다. 136회의 A매치에 나섰던 '레전드' 차범근 홍명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0년 12월 18세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고 시리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손흥민은 15년 동안 세번의 월드컵을 포함, 꾸준히 A매치를 소화한 끝에 대기록을 썼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후반 20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쪽에서 김문환이 올려준 크로스가 오현규를 향했다. 수비 맞고 흐른 볼을 뛰어들던 손흥민이 멋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두 경기 연속골이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기어코 승부를 뒤집었다. 29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수비를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그대로 멕시코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는 득점 후 자신의 무릎을 보여줬다. 최근 무릎으로 메디컬테스트에서 탈락하며, 슈투트가르트행에 실패한 것을 시원하게 날려버리는 세리머니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