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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무릎 튼튼해' 오현규, 이적 실패 설움 날린 환상골...최종 엔트리 보인다[멕시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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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현규(헹크)는 최근 아픔을 겪었다.

현규는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이적료는 역대 한국선수 3위에 해당하는 2800만유로였다. 1년 전 셀틱에서 헹크로 이적할 당시 270만유로의 10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핵심 공격수' 닉 볼테마데의 뉴캐슬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슈투트가르트는 헹크에서 슈퍼조커로 맹활약을 펼친 오현규를 점찍었다. 빅리그가 꿈이었던 오현규는 기쁜 마음으로 제안을 받았고, 작별인사까지 했다.

독일로 넘어갔지만, 무릎이 문제였다. 슈투트가르트가 9년 전 왼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졌던 이력을 문제삼았다. 슈투트가르트가 막판 몽니를 부리며 협상 테이블이 다시 꾸렸다. 하지만 늦었다. 오현규는 결국 헹크에 잔류하게 됐다. 독일, 벨기에 언론 등은 '문제는 무릎이 아니라 돈이었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원인이 무엇이든 오현규 입장에서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식이었다.

아쉬움도 잠시, 오현규는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예비 멤버로 나서 본선행을 밟지 못했던 오현규에게 2026년 북중미 대회는 꿈과 다름없다. 그는 다시 축구화 끈을 조였다. 오현규는 "몸과 마음 모두 준비돼 있었기에 실망스럽지만,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며 "무릎은 아무 문제 없다. 프로답게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골로 대답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오현규는 "컨디션도 준비돼있는 만큼 경기장에서 기량으로, 골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약속대로였다. 오현규는 10일(한국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파크에서 멕시코와의 친선경기에서 역전골을 터뜨렸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오현규는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19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의 환상적인 왼발 아웃프론트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슈팅은 어이없게 골대를 빗나갔다. 공교롭게도 이 찬스를 놓친 후 한국은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에도 기회를 받은 오현규는 특유의 터프하면서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기회를 노렸다. 후반 20분 손흥민(LA FC)의 동점골 장면에서도 과감한 헤더로 기여했다. 오현규는 기어코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30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수비를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볼은 그대로 멕시코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는 득점 후 자신의 무릎을 보여줬다. 슈투트가르트에게 시위라도 하는 듯한 세리머니였다. 내 무릎은 튼튼하다고. 경기는 2대2로 비겼지만, 오현규는 이날 득점으로 최종 엔트리에도 한발 더 다가서는 모습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