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대한민국 남자 양궁은 강했다. 돌발 상황에도 의연했다.
김우진(청주시청)-김제덕(예천군청)-이우석(코오롱)으로 꾸려진 대한민국 리커브 남자 대표팀은 10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2025년 광주 세계양궁선수권 남자 단체 결승전에서 6대0(56-55, 57-55, 59-56)으로 이겼다. 한국은 2021년 양크턴 대회부터 3연패를 이뤄냈다.
경기 뒤 김우진은 "우리가 단체전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그 결과를 얻은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좋다. 하지만 선수들은 이번 대회만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목표가 남았다. 더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경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김우진은 세계선수권 통산 10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제덕은 "단체전 우승이 목표였다. 그걸 해내서 뿌듯하다. 그것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해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다음에 있는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이우석은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를 처음 뛰어봤다. 목표였던 단체전 우승을 해내 마음이 편하다. 내가 상태가 좋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다. 옆에서 커버해줘서 금메달을 따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이우석은 대회를 앞두고 응급실에 가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중 아찔한 장면이 있었다. 3세트 들어 순서가 바뀌는 일이 있었다. 이우석은 "3세트 들어가기 전에 파이팅을 했다. 그때 (김)제덕이의 손과 내 손이 약간 교체가 됐다. 그때 '핑거탭'이 눌렸다. 둘 다 '벌벌' 떨면서 손에 껴느라 순서를 바꿨다"며 "의욕 과다였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연습을 했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순번을 바꾸면서도 연습을 했었다. 연습이 결과론적으로 나온 것 같아서 다음에 그런 연습 더 해야 되겠다"며 웃었다.
핑거탭은 활시위를 당기는 도구다. 장력이 강한 시위로부터 손끝을 보호하면서, 일관되게 화살을 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때까지 이우석이 한국의 1번 사수로 나선 가운데 이미 3세트가 시작된 상황이었다. 한국이 먼저 쏘는 차례였기에 이우석이 핑거탭을 다시 손에 장착할 시간은 부족했다. 결국 활 쏘는 순서를 바꾸기로 했다. 2번이던 김제덕(예천군청)이 1번, 3번을 맡아주던 김우진(청주시청)이 2번으로 나섰다. 이우석이 마지막 3번으로 빠졌다. 위기 상황에서도 이들은 흔들림 없는 활솜씨로 금메달을 명중했다.
끝은 아니다. 11일엔 남자 개인전, 12일엔 여자 개인전 '메달 데이'가 기다리고 있다. 남자부에선 김제덕과 이우석이 16강에 진출했다. 다만, 김우진은 개인전 첫판인 32강전에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김제덕은 "세 번째 세계선수권이다. 앞서 두 번 연속 개인전 8강에서 탈락했다. 아쉬움이 있다. 좋은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광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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