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약속의 8회'라는 야구 용어가 있다. 과거 한일전에서 국민타자 이승엽이 터뜨린 역전 투런포에 빗대 경기 막판 펼쳐지는 대역전극을 가리킨다.
흔히 예상치 못한 선수의 홈런 한방으로 벌어지는 일이지만, NC 다이노스는 달랐다. 이호준 NC 감독의 신내린 듯한 대타 기용이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NC는 1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즌 14차전에서 5대4 역전승을 거두며 SSG의 6연승 도전을 저지했다.
힘겨운 승리였다. NC는 1회말 4번타자 데이비슨의 선제 투런포(시즌 30호)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후 SSG 선발 앤더슨의 폭발적인 삼진 퍼레이드 희생양이 됐다. 앤더슨은 2회말 권희동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뒤 도태훈을 시작으로 김형준, (3회)서호철 김주원 최원준, (4회)오영수 데이비슨 박건우까지 무려 8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그 사이 SSG 타선도 5회초 2점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성욱 조형우 박성한의 연속 3안타, 정준재의 희생번트와 최정의 고의4구 후 한유섬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이 됐다.
앤더슨의 연속 삼진 행진은 5회초 시작과 함께 끊겼다.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앤더슨의 2루 견제 실책, 최정의 1루 악송구가 이어지며 허무하게 3점째를 내줬다.
그래도 철벽 불펜의 SSG다. 리드만 잡으면 해볼만 했다. 6회초 선두타자 최지훈의 안타를 시작으로 류효승의 1타점 2루타, 조형우의 빗맞은 우익수앞 적시타가 이어지며 4-3 역전에 성공했다. 앤더슨은 6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며 삼진 11개를 기록한 뒤 교체됐다.
하지만 NC는 불혹에 빛나는 SSG 노경은을 상대로 8회말 대타 박민우의 2루타, 서호철의 희생번트, 김주원의 볼넷으로 이뤄진 1사 1,3루에서 '트레이드 복덩이' 최원준의 희생플라이로 4-4 동점에 성공했다.
이어 또한명의 '트레이드 복덩이' 대타 이우성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승부를 뒤집었다.
공교롭게도 9회초 또한 NC에겐 도전이었다. 마무리 류진욱이 팔꿈치 뼛조각 통증으로 빠지면서 셋업맨 김진호가 시즌 첫 마무리에 도전했다.
김진호는 1사 후 최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대주자 안상현에게 2루 도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한유섬을 삼진, 고명준을 3루 땅볼로 처리하며 올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 후 이호준 감독은 "어려운 경기였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승리를 위해 간절한 모습이 보였다"고 돌아봤다.
이어 "경기 후반까지 뒤지고 있었지만 팀에 찬스가 올 것이라 생각했다. 마지막 찬스에서 선수들이 잘 집중해줬고 이우성 선수가 좋은 타격을 해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오늘 경기도 큰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에게 감사인사 하고 싶다. 내일 경기도 준비 잘해 팬분들에게 승리라는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