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불면증이 있는 노인의 경우, 뇌 노화가 앞당겨지고 치매·경도인지장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미국신경학회(AAN)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실린 미국 미네소타주 메이오 클리닉 디에고 Z. 카르발류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건강한 평균 연령 70.3세인 노인 2750명을 평균 5.6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중 16%가 일주일에 3일 이상 수면에 어려움이 있고 이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불면증을 겪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매년 인지 검사와 기억력 검사를 받았고, 일부는 뇌 MRI·PET 검사를 통해 뇌 손상 흔적과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s) 축적 여부를 확인했다.
추적 관찰 결과, 연구 기간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로 발전한 비율은 만성 불면증 그룹이 14%로 불면증이 없는 그룹(10%)보다 높았다.
나이, 고혈압, 수면제 복용, 수면무호흡증 같은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경도인지장애나 치매가 생길 확률이 40% 더 높았고, 사고력 관련 검사 점수도 더 빠르게 떨어졌다.
또 과거 2주간 평소보다 잠을 덜 잔 그룹과 더 잔 그룹을 비교한 결과 수면이 감소한 그룹은 인지 검사 점수가 수면 증가 그룹보다 낮았고, 나이가 4살 더 많은 것과 같은 수준이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위험 요인인 'APOE ε4'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뇌 백질 손상 징후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더 많았고,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 속도도 훨씬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불면증은 뇌가 평균 3.5년 더 빨리 늙는 것과 같은 노화 가속화를 일으켰다"며, "불면증이 직접적으로 뇌 노화를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지는 않지만 그 연관성은 명확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면증은 아밀로이드 축적뿐 아니라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만성 불면증 치료는 뇌 건강을 지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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