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5강 혈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마무리투수가 갑작스럽게 이탈했다.
NC 다이노스 류진욱은 지난 10일 창원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그 공백을 2살 어린 후배가 멋지게 메웠다.
류진욱의 부상 이탈은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 때문. 이호준 NC 감독은 "원래 팔꿈치 뼛조각이 있는데, 이게 돌아다니면서 종종 통증을 일으킨다"고 했다.
류진욱은 약 한달 가량 꾸준히 통증을 느껴왔고, 최근 증상이 심해짐에 따라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됐다.
하지만 이날 NC는 SSG를 상대로 '약속의 8회'를 터뜨리며 5대4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점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김진호였다. NC는 정석대로 셋업맨을 마무리로 돌리는 선택을 했다.
첫 타자 오태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고, 최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한유섬을 삼진 처리했지만, 이 과정에서 대주자 안상현에게 도루를 내주며 2사2루 동점 위기까지 처했다.
그래도 마지막 고명준을 3루 땅볼 처리하며 올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김진호의 개인 통산 2번째 세이브로, 2022년 6월 2일 대전 한화전 이래 1196일만에 맛보는 세이브의 희열이었다.
류진욱은 2015년 2차 2라운드(전체 21번)에 NC 유니폼을 입은 특급 유망주였다. 부산고 시절부터 압도적인 빠른 직구로 프로 관계자들을 감탄시켰지만, 프로의 벽에 부딪친데다 수술과 재활에 전념하느라 좀처럼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긴 익스텐션에서 나오는 강력한 구위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1군 추격조로 발탁되는가 싶더니 이내 필승조를 꿰찼다. 2023년 70경기 67이닝을 소화하며 1승4패 22홀드 평균자책점 2.15를 기록, 전성기를 알렸다.
지난해 다소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 마무리투수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4승3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중이었다. NC 불펜의 핵심으로 팀의 5강 도전을 이끄는 주역이었지만, 뜻하지 않은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휴식을 취하는 신세가 됐다.
김진호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광주동성고 출신의 김진호는 2017년 2차 2라운드(전체 17번)로 NC의 지명을 받을 때만 해도 손꼽히는 유망주였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으로 인해 프로 무대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2022시즌부터 투구폼에 변화를 주며 눈에 띄는 유망주로 자리잡았고, 올해는 67경기 63⅔이닝을 소화하며 4승2패 1세이브19홀드, 명실상부한 NC 불펜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경기 후 김진호는 "투수코치님께서 '(세이브)상황이 오면 9회에 나간다'고 말씀해주셨다. (8회 아닌 9회라도)언제 나가도 팀 승리를 지키는 역할은 같다고 생각했다. 크게 다른 생각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마무리를 맡은지)첫 경기부터 세이브 상황에 등판했는데, 수비 도움으로 승리를 지킬 수 있어 다행"이라며 "마무리 투수는 출루를 최소화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류)진욱이 형이 돌아오기 전까지, 최대한 팀 승리를 지킬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8회 2사 1,2루 상황에 구원등판, 박성한 한타자를 상대한 하준영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다. 2023년 4월 16일 인천 SSG전 이후 878일만이다.
이날 승리로 NC는 5위 삼성 라이온즈에 2경기반 뒤진 7위를 유지, 가을야구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결승타를 터뜨린 이우성도 "끝날 때까진 아직 끝난게 아니다"라며 마지막까지 달리겠다는 속내를 전했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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