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슈투트가르트 이적이 무산된 것에 아쉬워한 건 당사자인 오현규(헹크) 한 명만이 아니었다.
축구전문매체 '원풋볼'은 11일(한국시각), '전 셀틱 공격수 오현규는 슈투트가르트가 몸 상태에 대한 우려로 2400만파운드(약 451억원)짜리 이적을 취소한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고백했다. 이 결정으로 인해 셀틱도 400만파운드(약 75억원)에 달하는 귀중한 추가 이적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셀틱은 지난해 여름 대한민국 스트라이커 오현규를 이적료 350만파운드(약 65억원)에 벨기에 클럽 헹크로 보냈다. 당시 계약서에 셀온(Sell-on) 조항을 삽입한 덕에 이번 이적이 성사될 경우 400만파운드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2023년 수원 삼성에서 뛰던 오현규를 250만파운드(약 47억원)에 영입한 셀틱은 1년간 '특급 조커'로 오현규를 활용한 후 이적료와 셀온까지 합쳐 500만파운드(약 94억원)의 차익을 낼 수 있었다.
오현규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인 1일 슈투트가르트 클럽하우스로 직접 이동해 이적 절차의 마지막 과정인 메디컬테스트까지 실시했다. 9월 A대표팀 합류 일정도 하루 늦췄다. 발표만 남겨둔 '거피셜'(거의 오피셜) 상태였다.
하지만 이적시장 마감을 한 시간여 앞두고 양 구단은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슈투트가르트 측에서 9년 전 오현규의 십자인대 부상을 걸고 넘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빌미로 이적료를 낮추길 바랐고, 헹크가 새로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적이 무산됐다.
루크 후이베리스 헹크 CEOL는 10일 'TVL 스포트카페'와의 인터뷰에서 "슈투트가르트는 7~8년 전 메디컬테스트(문제)를 다시 꺼냈다. 그들은 재협상을 원했지만, 그건 우리의 선택지가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오현규는 이번 이적 사가로 인해 몸상태에 문제가 있는 선수로 낙인이 찍혔다. 후이베리스 CEO는 "이런 일이 벌어진 건 부당하다. 향후 며칠 안에 (이 건에 대해)검토할 것"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헹크도 '피해자'인 셈.
스코틀랜드 매체 '데일리 레코드'는 오현규가 7일 미국과의 A매치 친선경기(2대0 승)를 마치고 "고등학교 이후로 무릎에 문제가 생긴 적이 없다. 셀틱과 헹크에서 부상으로 경기에 결장한 적도 없다"라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오현규는 "이적이 성사되지 않아 실망했다.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를 떠나 미국으로 건너가 조국을 위해 뛰는 순간 모든 걸 잊었다. 좋은 일만 생기면 인생은 재미없지 않나. 그저 열심히 노력하고 내 자신을 증명할 거다. 언젠가 모든 팀이 나를 원할 만큼 실력이 향상되면, 그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규는 10일 멕시코전에서 A매치 5호골을 터뜨린 후 무릎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무릎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메시지였다. 헹크 구단도 공식 SNS를 통해 '오현규 vs 메디컬테스트, 1-0'이라는 멘트로 슈투트가르트를 간접 저격했다.
A매치 일정을 마친 오현규는 슈투트가르트가 아닌 헹크로 돌아갔다. 헹크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후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빅리그 진출의 문을 다시 두드린다는 각오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