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도영은 WBC 대표팀에 무사 승선할 수 있을 것인가.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너무나 바쁘다. 경기가 없는데 뭘 하느냐고. 올해 초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하나에 모든 걸 건 행보다.
미국에 가 메이저리거들과 혼혈 선수들을 만나고, 한국에 있을 때는 전국을 돌며 각 팀들 경기를 본다. 지금은 대만으로 넘어갔다. 이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 대만 선수들 움직임을 보기 위해서다.
이전과는 준비 자체가 다르다. 11월 체코와의 평가전에 이어 일본으로 넘어가 평가전 2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1월에는 사이판, 2월에는 일본 오키나와에 훈련 캠프를 차린다. 전지훈련지를 정하기 위해 감독이 후보지 답사를 직접 다녔다.
그런 가운데 최근 WBC 대표팀 관련 이슈가 있으니 KIA 타이거즈 슈퍼스타 김도영이다. 올해만 햄스트링 3번을 다쳤다. 이미 올시즌은 접었다.
벌써부터 갑론을박이다. 일찍부터 쉬었으니 이게 오히려 김도영의 WBC행에 도움이 된다, 아니면 1월 조기 소집을 하고 3월 대회까지 스케줄이 매우 빡빡한데 선수가 너무 열정이 넘쳐 훈련과 경기를 뛰다 또 다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시선으로 갈린다. 햄스트링은 휴식과 제대로 된 준비로만 치료와 예방이 가능한데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중요한 건 류 감독이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 일단 전제는 확실하다. 아프지 않은 김도영이면 무조건 뽑아야 하는 선수인 건 맞느냐다. 이 질문에 류 감독은 망설임 없이 "당연하다"고 외쳤다. 이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상 컨디션이면 공격에서 무조건 도움이 될 선수다.
하지만 100% 컨디션이 아닌데도 뽑는 강수를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류 감독은 "이건 김도영 할아버지가 와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이는 김도영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에게 해당된다. 그동안 대표팀을 보면, 컨디션보다 이름값 위주로 선수를 뽑는 경우가 많았다. 그게 안 될 때 실패 요인 중 하나였다고 본다. 실력 위주로 예비 명단을 뽑고, 최종 명단을 정할 때는 그 때 최고의 몸상태과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뽑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김도영의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스케줄 등을 볼 때 류 감독의 전망은 어떻게 될까. 류 감독은 "일찍 시즌 아웃이 됐다. 그러면 11월은 몰라도 1월까지는 수개월의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내년 야구를 안 할 선수도 아니다. WBC 때문이 아니라 내년 시즌을 위해서라도 구단과 치밀하게 준비할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시간 안에 회복이 안 된다거나, 준비가 안 되면 내년 시즌에도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일단 1월이라는 말에 조심스러울 수 있을 것 같은데 프로팀 1차 스프링캠프보다 열흘 정도 먼저 소집된다고 보면 된다. 또 1차 캠프에서는 엄청난 훈련이 아니라, 천천히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위주의 훈련이 진행될 것이기에 그 때까지 몸을 잘 만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 때 어떤 준비가 돼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김도영 뿐이 아니다. 감독은 냉정해야 한다. 대표팀에 선발되고 싶은 선수라면 알아서 준비를 잘 할 거라 생각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