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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17위니까 난 아마 잘릴거야'…포스텍 감독, 손흥민과 유로파 우승 합작 전 경질 운명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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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앙제 포스테코글루 노팅엄포레스트 신임 감독이 소속팀 토트넘에서 경질되기 전 운명을 어느정도 직감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6월 토트넘에서 전격경질된 후 약 석달만인 1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 노팅엄 지휘봉을 잡아 '재취업'에 성공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1일 취임 기자회견을 통해 토트넘에서 경질된 순간을 돌아봤다.

호주 출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24~2025시즌 유럽유로파리그(UEL) 결승에서 맨유를 꺾고 토트넘에 17년만의 트로피이자, 41년만의 유로파 우승컵을 선물하며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EPL에서 '역대급' 부진 속 자체 최저 순위인 17위로 끝마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지 16일만에 전격 경질됐다. 구단의 무관을 끊은 감독을 매몰차게 내쳤다는 반응과 리그 성적을 봤을 때 적절한 결정이었다는 반응이 팽팽히 맞섰다. 주장이었던 손흥민은 "영원한 토트넘 레전드. 감사하다"라는 내용이 담긴 작별 편지를 남겼다.

우승 후 16일만의 경질은 충격적이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 덤덤하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질된 것이)놀랍지 않았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그런 순간이 올 거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가 우승을 한 후 멋진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사흘간은 정말 멋진 나날이었다. 그런 영광스러운 시간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까지란 건 알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다니엘 레비 전 토트넘 회장이 원망스럽진 않을까? 레비 회장이 이달 초 25년만에 토트넘을 떠나기 전에 한 여러 업무 중엔 자신이 선임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경질과 같은)결정은 다른 사람이 내린다. 그 이유를 말해야 하는 건 그들의 못이다. 우린 팬들을 힘든 상황으로 몰아넣었지만, 내가 만난 토트넘팬 중 나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길 원치 않은 팬은 없었다.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건 바로 그것 때문"이라며 마지막까지 팬들의 지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항상 내 마음 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어떻게 끝났는지는 생각나지 않는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레비 회장에 대해선 "레비 회장과 많은 교류는 없었다. 레비 회장은 토트넘에 오래 머물렀고, 구단에 많은 투자를 했다. 나를 임명해줘서 감사할 따름이다. 그리고 내가 그에게 트로피로 보답했기를 바란다. 토트넘은 오랜기간 트로피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토트넘 시절 '난 2년차에 꼭 우승한다'라는 발언을 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물론, 난 부임 첫 해에도 우승할 수 있다. 두 번째 해를 보내기 위해선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며 "나는 경력 내내 우승했다. 이곳에서도 우승을 노리고 싶다.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 노팅엄 구단주의 야망은 행동으로 뒷받침된다. 나에겐 완벽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노팅엄은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전 감독 체제에서 지난시즌 EPL에서 깜짝 7위를 차하며 근 30년만에 유럽클럽대항전(유로파리그)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누누 감독은 에반겔로스 구단주와 거듭 마찰을 빚었고, 결국 9일 경질됐다. 개막한 지 3경기만이었다.

에반겔로스 구단주는 사전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임 배경에 대해선 풍부한 연륜과 우승 경험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당장 유로파리그에서 성적을 내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기꺼이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2월14일 전 소속팀 토트넘을 상대하고, 내년 3월22일에 토트넘 원정길에 오를 예정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