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가 60홈런 고지를 점령하면 MVP에 오를 수 있을까.
롤리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시즌 53호 홈런을 친 뒤 3경기에서 대포가 침묵했다.
양 리그 합계 홈런 선두를 질주 중인 롤리는 산술적으로 60홈런에 도달하기는 어럽다. 1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까지 시애틀은 146경기를 치러 16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롤리는 58~59홈런으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롤리의 폭발력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26경기에서 타율 0.221, 8홈런, OPS 0.862를 기록한 컨디션을 감안하면 16경기에서 7홈런을 뽑아낼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결국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2년 연속이자 생애 3번째 MVP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ESPN이 지난 11일 게재한 MVP 예측 기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매체는 '롤리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할대 초반의 타율에 머무르고 있어 시즌 타율도 0.240 아래도 떨어질 것이다. 그가 시즌 막판 하락세에 취약한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포수다. 매리너스는 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가능한 많이 지명타자로 기용하려고 하지만 지치는 건 어쩔 수 없다. 롤리가 이대로 주저앉고 매리너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다면, 저지의 전형적인 시즌 성적 만으로도 MVP 투표권자들은 애초에 롤리에 고개를 돌리지 말았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즉 롤리가 후반기 들어 기세가 꺾이는 바람에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의 표심이 저지로 대거 이동했다는 뜻이다. 저지를 누르기 위해서는 적어도 60홈런과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ESPN은 '롤리는 맨틀의 기록은 깨겠지만, 60홈런에 도달하지는 못한다. 다만 그의 기록들이 피니시 라인에서 저지의 독주를 견제하는데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미키 맨틀이 1961년 작성한 스위치 히터 한 시즌 최다인 54홈런을 넘어서겠지만, 60홈런에는 실패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올해 성적 자체로 저지와 MVP를 겨뤄볼 만하다.
ESPN BET가 제시한 MVP 배당률은 저지가 -350, 롤리가 +200이다. 다른 스포츠 베팅업체들도 저지의 MVP 확률을 압도적으로 높게 보고 있다. 또 다른 매체 FOX스포츠도 저지에 -350, 롤리에 +220의 배당률을 걸고 있다.
11일 현재 저지는 AL에서 득점(115개), 타율(0.319), 출루율(0.440), 장타율(0.656), OPS(1.096) 1위, 루타(319) 등 많은 부문서 1위다. 홈런(44개) 2위, 타점(98개) 5위도 나쁘지 않다. ESPN은 저지의 MVP 확률을 78%로 제시하고 있다. 30명의 기자들 중 20명 이상이 저지에게 1위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ESPN이 고안한 AXE는 저지가 153으로 1위, 롤리가 144로 2위다. AXE는 WAR과 WPA, CPA 등 세이버메트릭스 통계 수치를 활용해 선수들의 가치를 평가한 점수다. 100이 리그 평균이며, 그보다 높을수록 가치가 높은 선수라고 보면 된다. 편차 '10' 단위별로 선수들의 가치 계층을 분류한다. 즉 저지의 가치가 롤리에 '9'만큼 높다는 것으로 레벨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