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힘들어도 지금을 뛰어넘어야 한다."
사자는 새끼를 독하게 키운다. 극한의 상황에 몰아넣고, 살아남은 새끼만 거둬들인다. 그래야 험한 밀림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호랑이 팀의 감독이지만, 요즘 사자가 됐다. 오선우라는 선수 때문이다.
오선우는 올시즌 KIA 타이거즈가 배출한 히트상품 중 하나다. 타격 자질은 갖고 있다는 평을 받았지만, 알을 깨고 나오지 못했는데 올해 주전 선수들의 부상 위기 속 이 감독의 전폭적 지원 속에 주전급 좌타자로 거듭났다.
센세이션했다. 나성범이 빠진 빈 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홈런을 16개나 쳤고 타점도 50개나 쌓았다. 장타력과 컨택트 능력을 고루 갖췄다.
하지만 7월 날씨가 더워지며 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3할이 넘던 월간 타율이 2할 중반대로 추락했다. 그나마 8월 말 5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다. 그 사이 살이 10kg이나 넘게 빠졌다고 고백했다. 첫 풀타임 소화.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다. 여기에 팀 사정상 수비도 외야와 1루를 오갔다. 핑계가 될 수 도 있지만 타격 리듬 등을 흔들 수 있는 요소다.
9월 들어 다시 헤메고 있다. 9월 6경기 타율 1할3푼6리. 홈런 뿐 아니라 타점도 없다.
명타자 출신 이 감독은 올시즌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감독은 "내년에 풀타임으로 뛰어야 할 선수다. 그럴려면 힘들어도 풀로 뛰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힘들다고 빼면, 그 정도 선수밖에 안되는 일이다. 이 순간을 뛰어넘어야 한다. 어려운 순간 실패하면, 다음에 성공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이어 "경험이 쌓이면 무조건 치는 게 아니라, 찬스에서 삼진을 당하지 않고 타점을 올리는 등의 노하우가 생긴다. 또 체력이 소모되는 가운데 경기를 하며 어떻게 슬럼프를 벗어나는지도 배울 수 있다. 이건 누가 가르쳐준다고 되는 게 아니다. 직접 뛰면서 깨닫는 것이다. 잘 치고, 못 치고보다 그걸 첫 번째 목표로 삼고 내년 풀로 뛸 수 있는 경험치를 먹여주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도 올해 새롭게 3번타자로 성장시킨 문현빈에 대해 "경험을 해봐야 스스로 풀타임을 치르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며 그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있다. 두 사람은 행복한 거다. 감독들이 그만큼 믿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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