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우완 김도현이 결국 전력에서 이탈했다.
KIA는 12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김도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투수 김현수를 불러올렸다.
김도현은 11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이닝 30구 2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한 뒤 돌연 교체됐다. 2회부터 올해 1라운드 신인 김태형이 급하게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팔꿈치 불편감 탓이었다. 김도현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43㎞, 평균 구속 140㎞밖에 나오지 않았다. 원래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투수인데, 구속이 뚝 떨어져 부상을 예감하게 했다. 구속이 안 나오니 공이 밋밋해지면서 롯데 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했다.
김도현은 곧장 병원으로 이동해 MRI 검진을 받았다. 큰 이상이 없으면 보통 구단에서 당일에 검진 결과를 알리는데, 이날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확실한 진단이 나오지 않았다. 팔꿈치 자체가 투수에게는 매우 민감한 부위인데, 가벼운 부상은 아니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너무 많은 공을 던진 여파로 보인다. 김도현은 2022년 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에서 KIA로 이적했다. 현역으로 군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고 지난해 전역한 이후 1군에서 빛을 본 케이스다. 군 복무 기간 몸을 키웠고, 2군에서 훈련한 성과를 보면서 시속 140㎞ 중반대였던 구속이 150㎞까지 올라 눈길을 끌었다.
김도현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75이닝을 던졌고, 올해는 5선발 경쟁에서 웃으면서 선발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24경기에서 125⅓이닝을 던졌는데, 2019년 프로 데뷔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100이닝을 넘겼다. 몸에 무리가 올 수 있을 만한 이닝수였다.
전후반기 성적 차이가 뚜렷하게 났다. 전반기에는 16경기에서 90⅔이닝,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국내 1선발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후반기에는 8경기에서 34⅔이닝, 평균자책점 9.09에 그쳤다. 첫 풀타임 시즌에 체력 저하 걱정이 됐는데, 결국 팔꿈치에 무리가 오면서 씁쓸하게 마운드를 내려오게 됐다.
KIA는 현재 8위에 머물러 있지만, 5강 진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 가려면 선발진이 탄탄하게 버텨줘야 하는데, 김도현의 이탈로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