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잠실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취소된 경기는 추후 편성된다.
12일 잠실구장엔 오후 5시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NC 선수들의 훈련이 끝난 뒤 5시 40분쯤에 내야에 방수포가 깔렸다. 비예보가 계속 있었고 밤에도 내리는 것으로 돼 있어 경기가 열리기는 쉽지 않아 보였지만 비의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경기 시작 20분전인 6시10분쯤에 일단 방수포를 걷고 경기 준비에 돌입.
그러나 계속 비는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비가 계속 내리자 경기 개시 시간을 10분 늦춰 6시40분으로 바꿨다. 비가 점점 강하게 내리자 6시 20분쯤에 다시 방수포를 깔기 시작했다. 이러면 6시40분 시작은 어렵게 된 상황.
경기 개시 시작인 6시30분이 넘어가면서 경기 시작 권한이 심판진에게 넘어갔고, 6시37분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비 예보가 계속 있는데다 이미 내린 비로 인해 그라운드에 젖은 물기 때문에 경기를 시작하기 어렵다는게 이유였다.
전광판에 경기 지연 공고가 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LG와 NC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오자 우산을 쓰고 우비를 입고 경기를 기다리던 관중들은 어리둥절한 모습. 그러다 전광판에 경기 취소 안내가 뜨자 아쉬운 탄성을 내질렀다.
두 팀에겐 사실 반가운 비였다. NC 이호준 감독은 경기전 인터뷰에서 경기 취소를 바라는 멘트를 날렸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다는게 이유였다.
NC는 잔여경기 일정임에도 가장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보니 이전과 다름 없는 일주일에 6일을 경기한다. 다른 팀들은 5선발 없이 4명의 선발만으로도 남은 시즌을 치를 수 있는데 NC는 5명의 선발을 계속 돌려야 한다.
예전처럼 3연전씩 하는게 아니라 계속 이동하면서 6경기를 해야하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더욱 크다.
NC는 지난 9일 창원에서 열릴 예정인 SSG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지만 10일 SSG와의 경기를 치른 뒤 11일 서울로 이동해 키움과 원정경기를 하고 12일 잠실로 왔다.
이 감독은 "어제는 새벽 3시에 도착했었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의 몸이 너무 무거웠다"면서 "(김)주원이가 (2루 도루)스타트가 엄청 빨랐는데도 다리가 안나가서 아웃되길래 코치들에게 더이상 뛰지 않게 했다. 선수들 1,2명이 아니라 대부분이 방망이도 잘 못돌리더라"면서 체력적인 어려움속에 경기를 치렀다고 했다.
결과는 1대4 패배. 친 안타가 단 3개에 불과했다.
이 감독은 "키움전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준비했다"며 "꼴찌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지 않고 꼭 이겨야하는 경기라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이기기 위한 준비를 했었다. 그러나 안타 3개를 치고는 이길 수가 없었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내리는 비를 보면서 이 감독은 "라일리가 오늘 던져줘야 우리가 짜놓은 로테이션대로 돌아갈 수가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과 몸상태를 보면 선발 로테이션이 중요한게 아니라 휴식이 필요해, 사실 우천 취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지금 비가 반가운 비다"라고 했다.
이 감독보다 먼저 인터뷰를 한 LG 염경엽 감독 역시 넌지시 일기예보를 보며 우천 취소를 기대하기도. 전날 아쉽게 KT 위즈에 4대6으로 역전패해 분위기가 떨어진데다 NC의 에이스인 라일리를 만나는 것은 분명히 부담스럽기 때문. 라일리가 잠실에서 열린 두번의 LG전에선 모두 승리투수가 됐고 평균자책점도 1.50으로 좋았다.
두 감독의 바람대로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NC는 다시 창원으로 내려가 13,14일 두산과 주말 2연전을 펼치고, LG는 13,14일 KIA와 잠실에서 홈 2연전을 갖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