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2의 혼다 게이스케'가 탄생하는 걸까.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행 가능서잉 부상했으나 셀틱(스코틀랜드)에 잔류한 마에다 다이젠이 오래 전부터 이적 결심을 굳힌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BBC는 13일(한국시각) '셀틱의 스티브 로저스 감독은 지난 2월부터 마에다가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는 걸 알고 었다'고 전했다. 로저스 감독은 "이적 제안이 있었고, 그 역시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 싶다'는 뜻을 클럽에 계속 전했다"며 "하지만 대체자를 찾을 수 없었고, 우리는 '이적은 불가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2022시즌 셀틱 유니폼을 입은 마에다는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다. 임대 신분으로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에 진출한 뒤 UEFA컨퍼런스리그 등에서 중용되면서 입지를 굳혔고,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2023~2024시즌엔 시즌 36경기 10골에 그쳤으나, 지난 시즌 SPL 34경기에서 16골-10도움,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스코티시컵, 리그컵을 포함해 시즌 33골을 기록하면서 리그 득점왕 및 MVP를 석권했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2022 카타르월드컵 최종명단에 승선했고, 다가올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출전 가능성도 유력히 점쳐지고 있다.
올 여름 마에다를 향한 관심은 뜨거웠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버밍엄시티, 브렌트포드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튀르키예 슈페르리그 소속 페네르바체도 마에다를 주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셀틱도 마에다와의 결별 가능성을 예상하며 이적료를 책정해놓았다. 일본 온라인 매체 뉴스오브더월드는 '셀틱은 페네르바체에게 2100만파운드(약 396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브렌트포드가 마에다를 데려가기 위해선 비슷한 규모의 금액이 제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적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고, 마에다는 셀틱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로저스 감독은 마에다가 이적을 원한 것에 대해 "놀랍지 않았다. 몇 가지 선택지가 있었고, 그와 가족의 삶에 있어 훌륭한 기회가 될 수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선수가 이적을 원한다면, 구단은 그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번 이적시장에선 (셀틱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 결국 이적은 이루지지 않았다"며 "(이적시장을 마친 뒤) 마에다와 면담을 거쳤다. 다시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게 내 역할이다. 그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틱은 오는 2027년 계약이 만료되는 마에다에 장기 계약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에다가 이를 수락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여러 클럽의 관심이 전해진 가운데, SPL보다 더 큰 무대를 원하는 마에다의 의지를 볼 때 이적 가능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마에다가 지난 시즌과 같은 폼을 올 시즌에도 유지한다면 관심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지만 '대체 불가'를 이유로 이적을 허락하지 않았던 셀틱의 모습을 볼 때, 과연 이적 협상이 순조롭게 흘러갈 지는 미지수다.
마에다의 최근 모습은 혼다 게이스케를 떠올리게 한다. 2009년 펜로(네덜란드)에서 CSKA모스크바(러시아)로 이적한 혼다는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과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단숨에 빅클럽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매년 이적시장마다 혼다의 거취는 뜨거운 관심사가 됐고, 누가 들어도 알 만한 빅클럽이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그러나 CSKA모스크바는 '대체 불가'를 이유로 혼다의 이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혼다는 CSKA모스크바와 계약이 만료된 2014년 여름이 돼서야 자유계약 형식으로 AC밀란에 입단할 수 있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