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정수빈이라, 이빨만 꽉 깨물고 있었다."
KIA 타이거즈에게는 '산소 호흡기'를 떼지 않게 해준 귀중한 승리였다.
KIA는 12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말 2사 후 대역전극을 펼치며 4대3으로 승리했다. 2사 후 최형우의 안타로 시작하더니, 박찬호의 동점타와 김선빈의 역전 끝내기 결승타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이날 패배했어도 산술적으로 5강 탈락이 확정되는 건 아니었지만, 분위기상 누가 봐도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패하고 잠실까지 이동해 선두 LG 트윈스와 2연전을 벌인다는 자체가 부담이었다. 13일 KIA전을 앞두고 만난 이범호 감독은 "이기고 올라와서, 분위기 좋게 LG와 해볼 수 있게 됐다. 대등한 싸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매우 중요한 2연전"이라고 했다.
전날 경기를 복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요했던 건 1, 2루 상황 박찬호의 동점타 장면. 빗맞은 타구가 붕 떴는데, 2루와 중견수 사이 애매한 곳에 떨어졌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다이빙 캐치에, 글러브에 들어갔다 공이 빠져나왔다. KIA를 살린 순간이었다.
이 감독은 "이빨만 꽉 깨물고 있었다. 하필 중견수가 정수빈이라 말이다. 경기 후반 수비로 나올 것 같았다. 걱정한 상황이 딱 발생했는데, 박찬호가 너무 완벽하게 빗맞혔다"며 웃었다. 박찬호도 1루로 뛰어가다 아웃인줄 알고, 낙심하다 글러브에 들어간 공이 빠져나오자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기뻐했다.
정수빈은 이날 경기 7회 대수비로 출전했다. 4-2로 앞서던 두산의 걸어잠그기였다. 하지만 그 정수빈의 그물망을 KIA가 뚫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