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A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았던 '괴물' 김민재(바이에른 뮌핸)가 소속팀 복귀 후 벤치를 지켰다.
김민재는 14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함부르크와의 2025~202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라운드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김민재는 지난 라운드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장이다. 개막전에서 교체로 경기에 나선 김민재는 이후 2경기에서 벤치를 달궈야 했다. 김민재가 독일에서 경기를 소화한 것은 지난달 28일 비스바덴과의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가 마지막이다.
김민재는 지난 9월 A매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김민재는 홍명보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 속 스리백의 중앙 센터백으로 뛰었다.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이었다. 홍명보호는 좌우에 포진한 센터백을 크게 벌리고, 압박 상황에서 과감하게 이들을 전진시키는 트렌디한 스리백을 활용했는데, 김민재의 존재감이 절대적이었다. 김민재는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예측력, 놀라운 파워로 미국, 멕시코의 공격수들을 지웠다. 홍 감독은 이번 미국 원정에서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했는데, 김민재만은 두 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기용했다. '대체불가'라는 말이 딱이었다. 지난 시즌부터 발목을 잡은 부상에서 완벽히 회복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바이에른에서 입지는 여전히 불안했다. 뱅상 콤파니 감독의 선택은 다요 우파메카노-요나탄 타, '타파 콤비'였다. 올 여름 레버쿠젠을 떠나 자유계약으로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은 타는 계속해서 불안한 모습이었다. 아우크스부르크와의 2라운드에서도 부진했고, 독일 대표팀에서도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5일 슬로바키아 원정에서는 실수를 연발하며, 독일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원정 예선 패배의 원흉이 됐다.
컨디션을 회복한 김민재에게 기회가 갈 법도 했지만, 콤파니 감독은 타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타는 모처럼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무려 8번의 수비 공헌을 비롯해, 6번의 클리어링, 4번의 헤더 승리 등 맹활약을 펼쳐다. 특히 무려 98%의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빌드업도 완벽했다. 김민재의 장점을 모두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콤파니 감독은 타가 좋은 모습을 보이며, 김민재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수비가 안정감을 찾자, 바이에른의 공격력도 폭발했다. 전반 3분 세르쥬 그나브리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바이에른은 9분 해리 케인의 패스를 받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가 추가골을 넣었다. 26분 상대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케인이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스코어를 벌린 바이에른은 29분 루이스 디아스의 중거리 슈팅까지 터지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17분 케인이 멀티골을 완성하며 대승을 마무리했다.
여름이적시장이 이제 막 마무리됐는데, 독일 언론은 벌써부터 김민재 방출설을 꺼내고 있다. 빌트의 크리스티안 폴크 기자는 '수비진이 어떻게 버틸지 모르겠다. 만약 성과가 부족하다면 김민재를 매각하고, 마크 게히를 데려올 수 있다'고 했다. 김민재의 불안한 입지는 대표팀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래도 이제 유럽챔피언스리그가 시작되며 경기수가 늘어나는만큼, 김민재가 기회를 잘 살린다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