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행복하다. 이겼으니까."
틸리카이넨 감독에 이어 대한항공을 새롭게 맡은 헤난 달 조토 감독이 한국 배구 데뷔전서 첫 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14일 여수 진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우리카드와의 B조 첫 경기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했다.
개막 하루전 세계배구연맹(FIVB)의 대회 개최 중지 권고로 인해 혼란에 빠졌던 이번 대회는 취소결정이 내려졌다가 FIVB가 조건부 승인이 나면서 다시 재개하기로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됐다.
FIVB의 내건 조건에 따라 외국인 선수는 뛸 수 없었고, 여기에 세계선수권의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까지 출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한항공은 대표팀에 차출된 아웃사이드 히터 정한용과 미들 블로커 최준혁에다 예비 명단에 포함돼 여수에 온 정지석을 빼고 경기했다. 우리카드도 대표팀 세터 한태준과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 미들 블로커 이상현에다 예비 명단에 포함된 아포짓 스파이커 김동영이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잘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펄펄 날았다. 대한항공은 김준호와 임재영이 12점씩 올렸고, 서현일도 10점을 뽑았다.
이날 경기전 헤난 감독은 "너무 기분이 좋다. 정말 기대하고 기다렸던 순간이다. 이것만 기다려왔던 것 같다"라며 첫 경기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우리가 목표로 잡은 것은 모든 선수들이 동등한 레벨에서 플레이 하는 것이다. 1,2명의 선수를 통해서 결정하는게 아니라 모두가 투입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라는 조토 감독은 "체력적으로 중점을 뒀다. 체력을 통해서 공격력, 서브를 강하게 때릴 수 있기 위해서다. 한국 배구가 수비는 세계 톱 수준이라서 그것을 뚫기 위해선 공격과 서브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3대0으로 비교적 손쉽게 승리한 헤난 감독은 "행복하다 이겼으니까. 그리고 우리 선수들의 코트에서의 모습도 매우 만족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경기전 말했던 공격적인 플레이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시. 헤난 감독은 "서브와 공격력이 좋았다. 범실이 나오는건 공격적으로 하다보면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이 공격과 서브를 할 때 범실을 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엔 평정심을 잃지 않고 플레이를 했다는 점을 높이 사고 싶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서브를 강조한 헤난 감독 때문인지 김규민도 스파이크 서브를 때렸다.
헤난 감독은 "김규민에게 특별히 얘기했다. 미들블로커가 스파이크 서브를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말했고, 김규민의 터치가 좋아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권했다"라고 밝혔다.
헤난 감독으로 인해 남자부엔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 KB손해보험 아폰소 감독 등 3명이나 브라질 출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상황.
헤난 감독은 "브라질 출신 감독끼리 많이 소통하고 있다"면서도 "그 대신 코트안에선 죽이려고 달려들어야한다"며 절대 질 마음이 없는 경쟁심을 꺼냈다. 여수=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