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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회 오면 쟁취하겠다" 롯데가 버린 10승 외국인, '美 ERA 1.15' 재증명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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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한국에서 다시)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쟁취하겠다."

좌완 투수 터커 데이비슨은 지난달 6일 갑작스럽게 롯데 자이언츠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직후 KBO리그를 향한 미련을 보였다. 불명예스럽게 끝내기에는 아쉬운 성적이었다. 22경기, 10승5패, 123⅓이닝, 119탈삼진, 평균자책점 3.65. 방출된 선수의 기록이라고 믿기는 어려웠다.

데이비슨을 방출할 당시 롯데는 3위 이상의 성적을 확신하고 있었다.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가 기대되는 상황. 롯데는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와 시즌 내내 선두 경쟁을 펼친 만큼 더 높은 곳을 바라봤고, 데이비슨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롯데는 데이비슨에게 명확한 아쉬움이 있었다. 5이닝 초과 투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데이비슨은 22경기의 절반인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가을야구에서 원투펀치로 쓰기에는 이닝이터 능력이 아쉬웠다.

데이비슨을 포기했을 때는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매우 확실한 에이스감이어야 했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경력은 데이비슨보다 화려했다.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시즌을 뛰면서 191경기(선발 144경기), 38승51패, 763⅔이닝, 822탈삼진,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문제는 벨라스케즈가 2023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24년 시즌을 통째로 날린 투수라는 점이다. 올해 클리블랜드 가디언즈 산하 트리플A팀 소속으로 뛸 때 이닝 제한이 걸려 있던 투수였다. 롯데와 계약을 앞두고는 이닝 제한이 풀린 상태이긴 했지만, 데이비슨에게 이닝 불만이 있던 롯데였기에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결과적으로 롯데의 초강수는 실패했다. 벨라스케즈는 6경기에서 1승4패, 24이닝, 평균자책점 10.50으로 매우 부진하다.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최근에는 5이닝을 채우기도 버거운 상태다. 벨라스케즈 합류 이후 롯데는 12연패에 빠지면서 6위까지 추락하는 등 애를 먹었다. 벨라스케즈도 구단도 난감했다.

그사이 데이비슨은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에 성공했다. 8월 2경기에서는 4⅓이닝, 평균자책점 16.62로 고전하더니 9월부터 자기 페이스를 되찾기 시작했다. 9월 3경기 1승, 15⅔이닝, 평균자책점 1.15를 기록하며 한국 재입성도 도전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데이비슨은 롯데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은 날 한국에서 다시 기회가 올 가능성을 묻자 "휴대전화는 꺼두지 않을 것이다(웃음). 만약 기회가 온다면 당연히 쟁취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롯데가 보류권을 풀어준다면, 데이비슨은 다음 시즌 나머지 9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10승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충분히 보여줬기에 검증된 선수를 원하는 구단에서 수요가 있을 전망이다.

데이비슨은 메이저리그 승격 가능성이 없다면, 한국에서 마이너리그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