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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만 잡는다고?' 6점 차 앞선 4회, 71구 던진 선발을 내렸다…고춧가루 경계령, 승리에 이토록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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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승리 향한 열망은 '진심'이었다.

키움은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13대10으로 승리했다.

키움은 한화전 12연패에서 탈출함과 동시에 시즌 전적 44승4무86패를 기록했다.

가을야구 진출이 일찌감치 좌절된 키움이었지만, 최근 기세는 가을야구 경쟁팀 못지 않다. 8월 이후 승률은 16승1무17패로 승패마진 -1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부담스러운 상대로 자리매김하자 선두 싸움 혹은 가을야구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말 선두 LG 트윈스를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거둔 키움은 9일에도 11대2로 LG를 제압했다. 특히 4경기를 치르는 동안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두 차례 등판해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하며 LG를 괴롭혔다.

2위 한화전을 앞두고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은 알칸타라가 3연전에 나오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3연전 중 첫 날인 12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돼 15일로 편성된 만큼 9일 등판했던 알칸타라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휴식을 주기로 결정한 것.

설 대행은 "(알칸타라는) 아픈 건 아닌데 본인이 피로감이 있다고 하더라"라며 "키움에 와서 선발 로테이션에서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조정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팀도 마찬가지고 괜히 무리하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3경기 정도 남았으니 거기에 맞춰달라고 했다. 본인도 OK를 했다"고 말했다.

LG로서는 키움에게 야속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노릇. 그러나 14일 한화전은 키움의 '승리 열망'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키움은 4회까지 총 9점을 몰아쳤다. 선발 정현우가 2회 2점, 3회 1점을 허용해 9-3 상황. 4회말 심우준과 손아섭에게 연속으로 볼넷을 내주자 곧바로 투수를 교체했다.

득점에 여유가 있어 투구수도 71개로 괜찮았다. 고비만 넘긴다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것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키움 벤치의 결정은 단호했다.

정현우가 내려가고 박윤성이 올라왔다. 박윤성은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우익수 뜬공을 이끌어내면서 첫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이어 노시환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지만, 채은성을 3구 삼진 처리했다. 그러나 폭투와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로 3실점을 하며 다시 원종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베테랑' 원종현은 최재훈을 3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키움은 정현우에 이어 박윤성(⅔이닝 2실점)-원종현(1⅓이닝 무실점)-김동규(⅓이닝 1실점)-오석주(⅔이닝 무실점)-윤석원(1이닝 무실점)-박주성(1이닝 무실점)-조영건(1이닝 2실점) 등 7명의 불펜을 기용했다. 결국 13대10으로 승리를 하면서 이번에는 갈 길 바쁜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를 마친 뒤 설 대행은 " "6회 올라온 오석주가 침착하게 아웃 카운트 두개를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어 나온 윤석원, 박주성도 맡은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라며 "타격전 양상으로 흐른 경기에서 타선이 집중력과 응집력을 발휘했다. 4회 6득점 빅이닝으로 분위기를 가져왔고, 리드가 크지 않았던 9회 임병욱의 홈런과 박주홍, 송성문의 적시타가 오늘 승부를 결정지었다. 힘든 경기를 승리로 이끈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다"고 칭찬했다.

설 대행은 이어 "끝으로 대전까지 찾아주신 팬 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감사드리며, 내일 경기도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설 대행은 최근 꾸준한 성적을 내는 부분에 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을 하고 있다. 선수들 개인의 기록도 있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열심히 하다보니 좋은 성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움의 행보에 LG가 야속할 법도 했지만, 14일 한화를 잡으면서 아쉬웠던 마음은 모두 풀리지 않았을까.대전=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