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제 LA FC에서 손흥민(33)은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존재로 자리 잡았다.
입단 1달 만에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 시절 소위 '에이징커브'를 겪고 있다는 달갑잖은 시선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14일 새너제이전에서는 경기 시작 52초 만에 득점하면서 메이저리그사커(MLS) 역사상 세 번째로 빠른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LA FC는 데니스 부앙가의 해트트릭까지 보태 4대2로 이기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새너제이전 이후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가 리그에서 가장 공격듀오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두 선수는 A매치 휴식기 동안 각각 한국, 가봉 대표로 뛰었음에도 전혀 힘든 기색 없이 LA FC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고 평했다.
LA FC의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은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손흥민과 부앙가는 다리가 풀리면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그들이 계속 많은 득점을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6만8500명 수용 가능한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LA FC-새너제이전에는 5만97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번에도 한국계 팬들이 흥행을 주도한 모습.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손흥민의 존재는 부앙가와 팀 동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클럽의 가치를 끌어 올렸다'며 '이는 NASL(북미사커리그) 시절 뉴욕 코스모스, 리오넬 메시 입단 후의 인터 마이애미 외에는 미국 축구 팀이 달성하지 못한 성과'라고 전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경기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좋다. 손흥민과 우리 팀을 응원하러 오는 이들을 보는 게 즐겁다"며 "최근 한국에서도 팬들이 LA FC 유니폼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MLS에 놀라운 일이지만, 무엇보다 우리 팀에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입단 한 달여 만에 팀 리더로 자리 잡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료들을 이끌고, 자신의 기량도 유감없이 펼쳐 보이고 있다.
체룬돌로 감독은 이 비결을 손흥민의 대인관계로 꼽았다. 그는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건 손흥민이 팬, 팀원들을 대하는 방식"이라며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나를 알아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손흥민은 정말 친절하고 인내심을 발휘한다. 그가 우리와 함께여서 기쁘다. 정말 멋진 친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